오락가락 배니스터, 추신수 플래툰 기용?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0 05: 43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텍사스의 제프 배니스터(50) 감독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추신수(33, 텍사스)에 대한 대처가 그렇다. 언론에는 “여전히 추신수를 믿는다”라며 강한 믿음을 드러내고 있지만 정작 라인업을 짤 때는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어느 쪽이 진짜인지 확실한 속내가 보이지 않는다.
추신수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18일 결장했던 추신수는 19일 8번 타순에 배치돼 멀티히트와 시즌 1호 도루를 성공시켰다. 정신무장을 단단히 한 모습이었다. 활약상이 나쁘지 않아 20일에도 선발 출장이 예상됐으나 라인업에서 빠졌다. 현지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역시 상대 선발 투수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이날 휴스턴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댈러스 카이클(27)을 선발로 예고했다. 카이클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9경기에서 11승4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전 선발도 카이클이었다. 이런 카이클은 좌완이다. 몸 상태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추신수의 극심한 좌완 울렁증이 선발 제외의 원인이 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

실제 추신수는 19일까지 좌완을 상대로 타율 1할5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469에 그치고 있다. 우완 상대 성적(타율 2할6푼8리, OPS 0.822)과 큰 차이가 난다. 텍사스 타선이 전체적으로 좌완에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 그 중에서 가장 못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추신수다. 좌완에 약했지만 그래도 출루율은 괜찮았던 추신수지만 올 시즌 좌완 상대 출루율은 2할2푼6리에 불과하다.
이에 배니스터 감독은 전반기 당시 상대가 좌완 선발을 예고하면 추신수의 타순을 하위로 빼는 방법을 썼다. 추신수가 워낙 좌완을 상대로 좋지 못해 어쩔 수 없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후반기 첫 좌완 선발 상대로는 아예 라인업에서 제외해버렸다. 이날 텍사스는 왼쪽으로부터 라이언 루아, 델리노 드쉴즈, 그리고 조시 해밀턴의 외야 진용을 짰다. 18일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추신수가 좌완을 상대로 계속 약점을 보인다면 플래툰으로 전락할 여지도 가지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불길한 기운의 연속이다.
이런 추신수에 대한 질문은 현지에서도 부쩍 늘었다. 그런데 배니스터 감독은 “여전히 추신수를 믿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 시즌 부진이 기술적이나 신체적 문제라기보다는 자신감의 문제라는 것이다. 배니스터 감독은 19일 지역언론인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에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추신수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가진 굉장한 선수”라고 재차 강조했다.
19일 활약상이 좋았고 감독도 호평을 내린 만큼 좌완을 상대로 몇 번의 기회를 더 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배니스터 감독은 냉정하게 추신수를 20일 라인업에서 지웠다. 물론 레오니스 마틴, 미치 모어랜드라는 다른 좌타자들도 우타자 라인업을 짜기 위해 이날 선발에서 빠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이날 선발 라인업 제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모습이 몇 차례 반복된다면 추신수는 ‘고액 플래툰 선수’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상황이 여유롭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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