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프리뷰] 삼성 통합 5연패, 밥상은 차려졌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7.20 06: 05

4년 연속 전반기 1위로 마감한 삼성 라이온즈의 올 시즌 목표는 단 하나, 통합 5연패 달성이다. 지난해까지 독주 체제를 이어갔던 삼성은 전반기 1,2위를 오르내렸다. 그러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던 게 사실. 16일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17-13으로 승리, 단독 1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류중일 감독은 전반기를 되돌아 보면서 "예년과 달리 부상자들이 속출했다는 점이 아쉽다. 김상수, 박한이, 채태인, 박석민 등 선수들의 부상 공백이 생기면서 고전한 느낌이다. 대신 신예 구자욱이 좋은 역할을 해주면서 성장했다는 점이 반갑다"고 말했다.
탄탄한 선발진은 삼성의 1위 질주의 원동력. 장원삼이 구위 재조정을 위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타일러 클로이드가 아내의 출산에 따른 휴가를 떠난 걸 제외하면 선발진이 원활하게 돌아갔다.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46차례로 리그에서 독보적이다. 류중일 감독 또한 "전반기 막판을 제외하면 선발투수들이 펑크 없이 로테이션을 원활하게 채운 점이 좋았다"고 엄지를 세웠다.

반면 계투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게 아쉽다. 홀드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안지만의 건재와 박근홍이 한 단계 성장한 건 반가운 소식. 하지만 심창민, 김현우, 백정현 등 이른바 해줘야 할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1,2군을 오가는 투수들도 한정돼 있다. 그만큼 마땅한 재목이 없다는 의미다. 새 얼굴이 나와야 한다.
삼성은 해마다 히트 상품을 배출해왔다. 구자욱은 올 시즌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전훈 캠프 때 내·외야를 오가며 기존 선수들을 위협할 만한 기대주로 평가받았던 구자욱은 채태인, 박한이, 박석민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냈다. 올 시즌 7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9리(258타수 85안타) 9홈런 38타점 56득점 12도루를 기록 중이다. 뛰어난 실력과 무궁무진한 잠재 능력 뿐만 아니라 연예인 뺨칠 만큼 출중한 외모까지 갖춰 대형 스타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올 시즌 마땅한 1번 타자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던 류중일 감독의 고민까지 덜어주며 신인왕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삼성이 후반기에도 선두 행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마운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일러 클로이드가 아내의 출산에 따른 휴가를 다녀온 뒤 영 신통찮다. 예전 만큼의 안정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장원삼도 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진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선발진 보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백정현, 정인욱, 장필준이 그 후보들이다. 이들이 벤치의 기대 만큼 해준다면 선발진 운용에 한결 여유가 생긴다.
계투진에서 안지만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그의 출격 횟수가 잦아질 수 밖에. 3~4월 1승 10홀드(평균 자책점 2.04), 5월 1승 1패 4홀드(평균 자책점 2.35), 6월 5홀드(평균 자책점 4.35), 7월 1승 1패 1홀드(평균 자책점 6.10)으로 나빠지고 있다. 박근홍, 심창민, 김현우 등 나머지 투수들이 안지만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공격에서는 박한이와 김상수의 복귀가 가장 반갑다. 이들의 가세 속에 삼성 타선의 무게감은 더욱 강해진다. 박한이가 돌아오면 구자욱은 채태인과 번갈아 1루를 지킬 수도 있다. 구자욱은 여러모로 쓰임새가 다양한 선수이다보니 팀 전력에 도움이 될 부분이 많다. 그리고 전천후 내야수 조동찬의 가세 또한 플러스 요소 가운데 하나.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지난해까지 삼성은 잡아야 할 팀은 확실히 잡았다. 특히 한화, KIA가 삼성의 주타킷이었다. 올해 들어 상위권 팀을 상대로 5할 이상 승부를 했지만 주타킷이었던 한화(2승 6패)와 KIA(4승 4패)에 고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올해는 상위권 팀과의 맞승부에서 선전한 반면 한화와의 경기에선 잘 안 풀리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후반기에는 한화 상대로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0번째 구단 kt가 후반기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이다. kt는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를 통해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류중일 감독은 "kt가 순위표에서는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모두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kt와의 상대 전적에서 6승 3패로 앞서 있다. 그렇다고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류중일 감독은 "후반기부터는 모든 경기가 승부처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전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고 했던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삼성이 다시 한 번 그 영광을 재현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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