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레인키(32, LA 다저스)의 괴력이 이어지고 있다. 6경기 연속 무실점, 그리고 43⅔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또렷하게 새기고 있다.
그레인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시즌 최다인 119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다소 외로운 등판이었지만 워싱턴의 수준급 타선을 완전히 잠재우며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리그 전체 1위인 평균자책점은 종전 1.39에서 1.30까지 떨어뜨렸다. 결국 팀도 이겨 시즌 9승째를 안았다.
올 시즌 자신과 함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맥스 슈어저(31, 워싱턴)와 맞대결을 벌인 그레인키는 초반부터 워싱턴 타선을 압도했다. 3회까지만 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완벽한 출발을 알렸다. 팀이 4회 1점을 지원하자 더 힘을 냈다. 4회 2사 후 하퍼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로빈슨을 땅볼로 처리했고 5회에는 가볍게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했다.

6회에도 2사 후 안타 하나를 맞긴 했지만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긴 그레인키는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하퍼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역시 무실점을 기록했다. 예상과는 달리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레인키는 데스먼드와 타일러를 삼진으로, 무어를 땅볼로 요리하며 엄청난 괴력을 과시했다. 다저스 타선은 결국 9회 4점을 내며 폭발했고 워싱턴 원정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갈 수 있었다. 그레인키가 버티지 못했다면 분명 힘든 승부였다.
이로써 그레인키는 ‘역대급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가게 됐다. 그레인키는 7월 14일 샌디에이고전에서 2실점을 한 뒤 6경기에서 단 1실점도 하지 않았다. 리그 확장 시대인 1961년 이후 선발로 나가 6경기 연속 실점이 없었던 선수는 다저스 프랜차이즈의 전설적인 투수들인 오렐 허샤이저(1988년)와 돈 드라이스데일(1968년) 두 명뿐이다. 2008년 당시 5경기 연속, 34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적이 있었던 그레인키는 이번에는 그 벽을 뛰어넘고 이들과 업적을 나란히 했다.
이닝으로 따지면 역대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허샤이저는 1988년 당시 59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으며 드라이스데일은 1968년 58이닝 무실점의 기록을 세웠다. 1968년 밥 깁슨(당시 세인트루이스)이 45이닝으로 그 다음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그레인키가 이들의 뒤를 따르게 된 것이다. 그레인키는 2007년 브랜든 웹(42이닝)과 지난해 클레이튼 커쇼(41이닝)의 기록을 무난하게 뛰어 넘었다. 여기에 그레인키의 기록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한편 1.30의 평균자책점도 21세기 들어 최고 기록이다. 그레인키는 1.39의 평균자책점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평균자책점으로 따지면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스(1.44), 2005년 로저 클레멘스(1.48)의 기록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이번 경기에서 다시 무실점을 기록함에 따라 그레인키는 이 전설적인 투수 이상의 페이스를 과시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