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의 약속.’ 7년의 도전 끝에 LPGA 첫 승을 따낸 최운정(25, 볼빅)의 스토리는 ‘아버지와의 약속’이었다.
최운정이 LPGA 157경기 만에 첫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미국 여자 프로 골프 리그 홈페이지 뉴스란에도 시작은 최운정의 아버지였다. 전직 경찰관인 최운정의 아버지 최지연 씨는 지난 8년간 캐디백을 메었다. LPGA 투어 진출을 위한 발판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1년을, 그리고 LPGA 진출 후 7년 동안 캐디백을 멨다.
지난 8년을 한결같이 캐디 노릇을 한 이유가 있었다. “LPGA 첫 승을 할 때까지는 캐디백을 메겠다”는 약속 때문이었다. 마침내 그 소망을 이룬 최운정의 아버지는 이제 그 무거운 캐디백을 내려 놓을 수 있게 됐다. LPGA 투어 157경기만에 이룬 귀한 우승이었다.

최운정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 6512야드)에서 열린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우승상금 21만 달러)에서 장하나(23, BC카드)와의 연장 승부 끝에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날 최운정과 장하나의 접전은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 끝에 최운정의 역전승으로 매조지 됐다. 최운정은 18번 홀에서 진행 된 연장 첫 승부에서 파를 기록했지만 장하나는 보기를 범했다.
마라톤 클래식의 3라운드 까지는 장하나-백규정이 러닝메이트라도 된 듯 나란히 1-2위를 달리며 둘의 우승 다툼을 점치게 했다. 그러나 한 맺힌 최운정의 뒷심이 더 무서웠다.
이미 3라운드에서 버디도 7개(보기 1개)를 잡아내는 괴력을 보인 최운정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냈다. 11언더파 단독 1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장하나는 6개의 버디를 낚았지만 보기와 더블보기를 하나씩 범한 게 아쉬웠다.

백규정은 버디 2개, 보기 1개로 부진해 11언더파 공동 5위에 머물렀고, 리디아 고는 마지막 날에도 4타를 줄여 13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한 동안 주춤했던 리디아 고의 뚜렷한 회복세를 확인하는 대회였다.
김효주도 4타를 줄여 백규정과 함께 공동 5위에 랭크 됐고 박인비는 10언더파로 공동 8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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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PGA 진출 7년, 157경기 만에 첫 승을 이룬 최운정과 캐디를 자임한 아버지.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