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던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올 시즌 이후에도 FA 광풍이 불 것이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예비 FA들의 후반기 행보는 어떨까.
지난해 총 19명의 선수들이 FA 계약을 맺으며 총액 630억 5000만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선수들의 몸값이 점차 치솟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 종료 후에도 FA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시장에 나올 것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그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예비 FA들의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먼저 야수 쪽에 대형 FA 선수들이 많다. 먼저 외야수에선 김현수(두산), 유한준(넥센) 박재상(SK) 등이 있다. 김현수는 올 시즌 타율 3할2푼3리 11홈런 62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3년 연속 3할 대 타율은 무난하고 장타율 출루율 모두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지난해 4년 총액 86억원으로 역대 야수 최고액을 달성했던 최정 이상의 금액이 예상된다.

유한준은 올해 FA 시장의 태풍의 눈이다. 타율 3할7푼2리 18홈런 64타점 장타율 6할6푼2리 출루율 4할5푼3리로 커리어 하이의 기록. 외야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김현수에 이어 유한준에 대한 관심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상은 타율 2할4푼 4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여전히 부진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다. 예비 FA이자 팀 동료인 박정권도 타율 2할6푼1리 7홈런 29타점의 부진. 후반기 반전이 필요하다.
FA 자격을 처음 취득하는 내야수로는 오재원(두산)과 박석민(삼성)이 있다. 오재원은 시즌 초 부진을 딛고 정상 궤도에 올랐다. 6월에만 타율 3할8푼9리로 활약하더니 시즌 타율도 2할9푼4리까지 올랐다. 9홈런 19도루 44타점의 기록. 박석민(삼성)은 타율 2할8푼5리 12홈런 59타점 장타율 4할6푼9리 출루율 3할9푼2리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 비해 저조한 성적이지만 7월 11경기서 타율 3할8푼1리 3홈런 15타점으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후반기 더 좋은 활약이 예상된다.
포수로는 정상호(SK)가 처음 FA 자격 취득 예정이다. 포수라는 희소성과 수비력으로 인해 충분히 가치 있는 자원이다. 하지만 공격에 있어선 타율 2할5푼 5홈런 30타점으로 다소 주춤하다. 투수에서도 대형 FA들이 있다.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건 단연 좌완 정우람(SK). 그는 올 시즌 45경기서 7승 2패 10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 중이다. 이닝 당 출루 허용률이 0.86에 불과하며 블론 세이브도 단 한 번. KBO 리그 최강 불펜 투수이기에 대형 계약이 보인다.
팀 동료 윤길현 역시 40경기서 2패 5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2.95의 좋은 활약이다.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SK 우완 채병룡도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올 시즌 16경기서 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60의 기록. 또 다른 대형 자원으로는 손승락(넥센)이 있다. 36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2.49을 마크하고 있다. 블론 세이브가 4번으로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마무리 투수로 가치는 충분하다.
이 외에 FA 투수로 이동현(LG), 송승준(롯데) 등도 있다. 이동현은 37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지난해 불펜 투수 안지만이 4년 65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정우람을 비롯한 불펜 투수들의 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 송승준은 17경기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4.35를 마크 중이다. 지난해에 비해 확연히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FA 자격을 재취득하는 베테랑들도 있다. 우선 연봉 15억원의 김태균(한화)은 타율 3할4푼5리 17홈런 7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보상금을 생각한다면 다른 팀들의 영입이 쉽지는 않지만 올 시즌 성적은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다. 동료인 포수 조인성도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재취득. 성적은 타율 1할8푼9리 3홈런 13타점으로 저조하다. 여기에 이승엽(삼성), 이택근(넥센), 이범호(KIA)도 FA 자격 재취득 예정.
이승엽은 올 시즌 KBO 최초 통산 400홈런을 쏘아 올렸다. 성적도 타율 3할2푼3리 15홈런 57타점으로 좋다.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이다. 상징성이 있기에 삼성과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관심사는 베테랑의 FA 계약 금액이다. 외야수 이택근은 왼쪽 손목에 금이 가 엔트리에 빠져있지만 곧 복귀가 예상된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3할2푼8리 8홈런 19타점. 넥센에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내야수 이범호는 타율 2할3푼6리 15홈런 4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FA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후반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