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프리뷰] LG 희망사항? 어디를 봐야 하는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7.20 10: 30

제대로 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선수들은 엇박자를 냈고, 팀을 이끌어온 베테랑 선수들은 부상으로 고개를 숙였다. 자랑이었던 마운드는 하위권(팀 평균자책점 4.90, 리그 전체 8위)으로 내려앉았다. 전반기 성적 38승 48패 1무, 9위. 후반기 57경기에서 LG는 어디를 바라봐야 할까?
반등이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LG는 지난해에도 기적을 이룬 경험이 있다. 2014시즌 전반기를 35승 44패 1무, 7위로 마쳤으나, 후반기 48경기에서 27승 20패 1무로 질주,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승패마진 ‘마이너스 16’까지 추락했던 팀이 최초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LG가 후반기를 마냥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의 경우, 마운드는 꾸준했다. 시즌 초중반 하위권에 자리하고 있을 때에도, 팀 평균자책점은 중상위권(2014시즌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 4.81, 4위)이었다. 타격 또한 5월 13일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김무관 코치가 1군으로 돌아오면서 상승세(개막부터 5월 12일까지 팀 타율 0.275/득점권 타율 0.256/OPS 0.630·5월 13일부터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팀 타율 0.287/득점권 타율 0.320/OPS 0.793)를 탔다. 여러모로 반등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런데 올 시즌은 이러한 신호가 안 보인다. 지난해처럼 코칭스태프와 외국인야수를 교체했지만,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았다. 3, 4연승으로 뭔가 되는 듯싶다가도, 3, 4연패를 당하며 다시 주저앉는다. 선발진이 기복에 시달리고,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LG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사라졌다. 전력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적을 외치는 것은 희망고문일 뿐이다.
그렇다고 올 시즌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1군 그라운드를 밟았고, 대부분이 잠재력을 증명했다. 최경철 홀로 고군분투해오던 포수 자리에 유강남이 떠올랐다. 외야진에 채은성 문선재 이민재가, 내야진에는 양석환 박지규가 꾸준히 1군 경기에 나서고 있다. 1군 무대서 타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나성용 서상우 백창수는 수비 보강이란 과제를 안고 2군으로 내려갔다. 안익훈 김지용 신승현 최동환은 2016시즌을 바라보며 1·2군에서 경험을 쌓는 중이다. 언젠가는, 누군가는 과감하게 밟아야했던 ‘리빌딩’이단 페달이 보이고 있다.
LG는 10년 암흑기 동안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된 리빌딩을 한 적이 없었다.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수차례 사령탑만 바뀌었고, 팀 전체가 좌충우돌했다. 젊은 선수들은 2, 3년 간격으로 새로운 감독, 새로운 코치의 낯선 지도만 받다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거나, 다른 팀에서 꽃을 피웠다. 중장기적인 계획 하에 현장과 프런트가 손 잡고 우직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2015시즌 LG의 부진은 이미 예고됐던 일인지도 모른다. 팀 전력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선수들이 30대 중후반인 점을 감안하면, LG는 어느 팀보다 과감하게 지난겨울을 보냈어야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기세에 박차를 가해, 우승에 올인하는 움직임이 필요했다. 선수들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2년 동안 대형 FA 영입을 기대했었다.
한 베테랑 선수는 지난겨울 장원준 영입에 실패한 것을 두고 “우리도 이제는 우승을 노려야할 때가 아닌가. 정말 우승이 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비췄다. 또 다른 베테랑 선수는 올해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냉정히 우리 팀의 전력을 바라보면 중위권 정도라고 본다.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겉으로 보이는 뚜렷한 전력강화는 없는 상태 아닌가”라고 말했다.
‘우승’이란 버스는 LG를 떠난 듯싶다. 그렇다고 또다시 10년 암흑기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2015시즌 후반기 LG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중점을 두고 움직여야한다. 인내가 필요한 일이지만, 피할 수도 없다. 올해 스프링캠프에 앞서 “이제는 너희들이 해줘야 돼”라고 한 박용택의 말처럼, 젊은 선수들이 올라설 때 LG의 대권도전 버스도 다시 다가올 것이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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