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크의 추억’ 스틴슨-믹, KIA 반등 이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0 13: 00

후반기 대반전을 노리는 KIA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한 때 리그 정상급 불펜 요원으로 뽑혔던 에반 믹(32)이 그 승부수다. 과거 마이너리그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는 조시 스틴슨(27)과 재회한 것도 흥미롭다. 스틴슨과 믹이 KIA 선발진 안정에 선봉장 몫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IA는 20일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필립 험버(33)를 웨이버 공시하고 믹을 총액 15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험버는 올 시즌 KIA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나갈 핵심 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부진했다. 12경기에서 50⅔이닝을 던지며 3승3패 평균자책점 6.75로 제 몫을 못했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며 결국 퇴출 수순을 밟았다.
전반기를 7위로 마친 KIA로서는 선발진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결국 외국인 교체라는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젊은 선발 요원들이 경험을 쌓고 있지만 이들을 이끌 에이스들은 필요한 것이 KIA의 사정이다. 험버가 제 몫을 못한 가운데 믹이 그 기대치를 채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2002년 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의 지명(11라운드 전체 332순위)을 받은 믹은 그 후 계약과 트레이드 등으로 여러 팀을 거쳤다. 샌디에이고, 탬파베이, 피츠버그, 볼티모어, 그리고 가장 근래에는 워싱턴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피츠버그 시절이었던 2010년에는 불펜에서 발군의 기량(70경기, 5승4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2.14)을 선보이며 팀 내에서 유일하게 올스타전에 나가기도 했다.
그런 믹은 부상 이후 하향세를 걸었고 결국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후 2014년 2월 볼티모어와 계약을 맺었다. 볼티모어에서는 중간에서 23경기를 뛰었으나 4패 평균자책점 5.79로 부진한 끝에 다시 방출됐다. 믹은 당시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팀인 노포크에서 팀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경력도 있다. 당시 39경기에서 2승16세이브 평균자책점 1.94의 좋은 성적을 냈다. 그리고 KIA에는 당시 한솥밥을 먹었던 반가운 얼굴이 있다. 바로 스틴슨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계약을 맺은 스틴슨은 2006년 뉴욕 메츠의 지명을 받았으며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볼티모어에서 뛰었다. 다만 MLB 레벨에서는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으며 역시 많은 시간을 노포크에서 보냈다. 2014년 당시 스틴슨은 22경기(선발 13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했다. 스틴슨과 믹은 꽤 오랜 시간을 노포크와 볼티모어에서 함께해 낯선 사이가 아니다.
스틴슨은 KIA 입단 이후 19경기에서 8승7패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하고 있다. 특급 성적은 아니지만 KIA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만한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도 드물다. 양현종에 이은 우완 에이스다. 선발 1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8차례 기록했다. 전반기 막판 힘이 부치는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으나 두 자릿수 승수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히려 MLB 퍼펙트 게임으로 더 큰 관심을 모았던 험버보다 나은 성적이다. 경력보다는 한국무대에 대한 적응, 그리고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가 더 중요함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사례다. 마이너리그에서 동고동락했던 두 선수가 양현종과 함께 KIA 선발진을 재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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