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선동렬의 고교시절 노히트노런 공, 35년 만에 세상 밖으로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5.07.20 11: 46

‘국보급 투수’ 로 칭송을 받았던 선동렬(52)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고교시절에 유일하게 달성했던 노히트노런 공이 35년 만에 세상에 다시 나왔다.
선동렬은 광주일고 3학년 때인 1980년 7월 25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렸던 제10회 봉황대기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 경기고와의 1회전에서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세웠다. (광주일고가 4-0승)
당시 경기고의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했던 선동렬은 경기 후 광주일고 동료 포수 최선홍이 갖고 있던 노히트노런 공에 서명을 했다. 최선홍 포수는 선동렬을 비롯해 차동철(현 건국대 감독) 등 선수들의 사인을 공에 받아 여태껏 고이 간직해왔다.

선동렬은 지난 2월 23일, 30년 야구 선수 세월의 영광과 애환이 서려 있는 각종 기념상패와 훈장, 메달은 물론 글러브, 스파이크 등 야구용품, 앨범, 챔피언반지 등 작은 트럭 한 대 분량의 500여 점을 KBO 야구박물관자료수집위원회에 몽땅 기증했다. 선동렬은 그 뒤 광주일고 때의 노히트노런 공의 기억을 떠올려 보유자인 최선홍(현 전남야구협회 부회장) 씨에게 기증을 권유했다. 최 씨가 이를 기꺼이 받아들여 지난 7월 15일 야구박물관자료수집위원회 홍순일 위원장과 이상일 위원이 최 씨가 거주하고 있는 여수로 내려가 ‘역사적인 공’을 받아왔다.
KBO 아카이브센터에 보관중인 이 공은 손때가 새카맣게 묻어 있는데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선동렬 등 선수들 사인의 빛이 바래고 흐릿해져 현미경을 들이대야 판독이 가능할 정도다. 이 공을 수거함에 따라 한국야구의 전설인 선동렬 개인야구역사의 물증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선동렬은 “(최선홍이) 좋은 데 있으면 기증하겠다고 하기에 내가 달라고 하니까 고개를 젓더니 이번에 박물관 얘기를 하니까 흔쾌히 기증했다.”며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선동렬은 그 공의 이력에 대해 “아마추어 시절 노히트노런은 고교 3년 때 작성한 그 기록이 처음이자 유일하다. 대학(고려대) 때는 노히트 경기를 한 번 한 적이 있다. 마지막에 삼진을 잡은 경기고의 타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선동렬은 해태 타이거즈 입단 이후 1989년 7월 6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바 있다. 선동렬의 프로무대 노히트노런 역시 그 기록이 유일하다. 선동렬은 당시 9탈삼진, 3사사구로 팀의 10-0 대승을 이끌었다.
선동렬은 1988년 4월 17일에는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 이글스) 이동석과 완투 맞대결,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이동석의 역투에 팀 타선이 침묵, 노히트노런을 내준 기록도 있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위. 선동렬의 노히트노런 공. 사진 윗 부분에 히미하게 선, 동, 렬 글자가 보인다.
아래. 선동렬이 18일 수원구장에서 열렸던 올스타전에서 스승 김응룡 감독이 시구한 공을 받아들고 웃음을 머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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