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박이 아니다’ 추신수의 냉정한 현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0 13: 25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33, 텍사스)의 상황이 계속 답답하게 흘러가고 있다. 부진, 출전 기회 박탈, 더 심한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도 점차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추신수로서는 빨리 이 쇠사슬을 끊어내는 것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전반기를 부진 끝에 마감한 추신수는 후반기 대반격을 노리고 있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다. 자신감의 문제라는 것이 추신수의 설명이다. 추신수는 “야구에서 자신감은 좋은 한 타석만으로도 빨리 돌아올 수 있다”라며 반등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출전 시간이다. 꾸준히 뛰어야 그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마련인데 그 기회가 최근 줄어드는 기미가 보인다.
추신수는 후반기 첫 경기였던 18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빠졌다. 당장 현지 언론이 화제를 만들었고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외야에 나선 세 선수(드쉴즈, 마틴, 해밀턴)의 공격적인 생산력에 더 기대를 건 라인업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여전히 추신수는 훌륭한 선수”라는 칭찬과 함께였다.

추신수는 19일 경기에 나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기분전환의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20일 경기에는 상대 선발이 좌완 댈러스 카이클로 예고되자 다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텍사스는 이날 카이클을 공략하기 위해 우타자가 전진배치된 라인업을 들고 나왔고 이 과정에서 추신수와 레오니스 마틴, 그리고 미치 모어랜드가 제외된 것이다.
마틴과 모어랜드는 아직 MLB 경력이 그다지 길지 않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추신수는 다르다. 정상급 외야 자원으로 이름을 날렸고 이는 2013년 겨울 7년간 1억3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기량이 검증된 스타 선수들은 대개 ‘붙박이’ 보장을 받는다. 추신수도 지난해 한참 부진했지만 팀의 전략을 이유로 빠진 경기는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상대 선발에 따라 타순이 오락가락하는 등 고정된 자신의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추신수가 벤치로 갈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플래툰 활용’도 아직은 지켜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 추세는 달갑지 않다. 최근의 상황은 “추신수도 붙박이는 아니다”라는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타격감이 마음대로 올라오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빨리 끌어올려 상승세를 탈 필요성이 생겼다. 그래야 좀 더 안정된 상황에서 남은 시즌을 마감할 수 있다. 물론 현재 상황을 놓고 팀 내 입지를 전반적으로 논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다만 FA 계약 이후 추신수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가 찾아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추신수가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추신수는 22일부터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와 3연전을 갖는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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