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업 달성’ 커쇼, 후반기 대반격 신호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0 16: 28

전반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클레이튼 커쇼(27, LA 다저스)가 대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근래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대업을 달성하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커쇼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3피안타 14탈삼진 무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7승(6승)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2.85에서 2.68로 내렸다. 워싱턴 타선의 객관적인 전력을 고려하면 역투의 연속이었다. 뚜렷한 위기도 없었고 101개의 공을 던지며 헛스윙만 30차례를 유도할 정도로 공에 위력이 있었다. 73개는 스트라이크였다.
이 경기에서 커쇼는 의미 있는 대업도 세웠다. 커쇼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9일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에서 9이닝 8피안타 13탈삼진 무사사구 완봉쇼를 펼쳤다. 이로써 커쇼는 2경기 연속 10탈삼진 이상, 무볼넷, 그리고 무실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있을 법도 한 기록이지만 ‘엘리아스 스포츠’ 등에 따르면 1914년 이후 커쇼가 이 기록을 달성한 첫 선수가 됐다.

탈삼진 10개 이상을 기록한다는 것은 승부처에서 압도적인 구위가 있다는 의미다. 볼넷이 없다는 것은 제구가 있다는 의미이며 무실점을 기록한다는 것은 집중타나 장타를 허용하지 않음은 물론 위기관리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커쇼가 이런 모습을 2경기 연속 보여준 것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이자 통산 3회 사이영상 수상자의 면모답다는 평가다.
전반기에는 몇몇 문제가 겹치며 지난해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한 커쇼였다. 6승6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분명 뛰어난 성적이었지만 커쇼이기에 뭔가 허전했다. 여기에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친 팀 동료인 잭 그레인키, 노히터 경기를 펼친 맥스 슈어저(워싱턴) 등의 기세가 워낙 좋아 상대적으로 초라해진 느낌도 있었다. 결국 올스타 출전도 무산됐다.
하지만 커쇼가 여기서 물러설 것이라 보는 이는 없다. 여전한 구위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기에는 다소 피홈런이 많은 기분이 있었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피홈런이 없다. 구위는 여전하다. 에이스급 투수들의 성적이 떨어질 때 가장 먼저 의심해봐야 하는 구속 저하도 보이지 않는다.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커쇼의 지난해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3마일이었다. 올해는 93.6마일이다. 그 외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른 구종도 구속 자체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런 커쇼는 올해 19경기에서 총 17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159개), 3위 크리스 세일(시카고 화이트삭스, 157개)와의 격차를 조금씩 벌려가고 있다. 피안타율은 2할1푼1리,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98로 여전히 좋다.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에서도 2.21로 슈어저(2.13)에 이은 2위다. 커쇼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MVP가 대반격의 준비를 마치고 후반기를 조준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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