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년 구력의 김혜수도, 예능판을 종횡무진하는 정형돈도, DJ 경력이 많은 윤도현도 긴장하게 하는 프로그램. 바로 MBC 장수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다.
25년간 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배철수가 여름 휴가를 떠난 사이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축제라는 이름으로 특별 DJ를 내세우고 있다. 1990년 3월 19일 첫 방송 이후 무려 2만여 시간 동안 청취자들과 소통했던 배철수다. 휴가를 떠나도 진작 떠났어야 했다는 반응과 함께 그의 빈자리를 채우는 스타들의 진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25년간 이 라디오와 함께 한 청취자가 많을 정도로 고정 팬들이 많은 프로그램. 배철수의 편안하면서도 강약조절이 탁월한 진행에 익숙한 청취자들에게 제 아무리 능숙한 진행 실력을 갖춘 DJ일지언정 생경하게 다가오기 마련.

이를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은 특별 DJ를 맡고 있는 스타들이다. 지난 15일부터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을 임시로 맡은 특별 DJ는 윤도현, 김구라, 김혜수다. 앞으로 윤종신과 심은경도 진행자로 나설 예정. 특별 DJ들이 하는 말은 하나 같이 똑같다. “떨리고 긴장된다”는 것.
토크쇼 진행자로 활약한 경험이 있고 데뷔 30여년이 된 김혜수는 지난 20일 방송에서 “이 프로그램 이상하다. 오프닝 빼고 대본이 없다”라고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방송 내내 긴장된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김혜수가 이날 편안한 진행을 하긴 했어도 방송 전 심적인 부담감이 엄청 났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인 것.
지난 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이 프로그램의 특별 DJ로 나섰던 정형돈은 수없이 노래 트는 연습을 하고 목소리까지 배철수를 따라하기 위해 노력해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정형돈이 ‘배철수의 음악캠프’ 진행을 맡는다는 것자체가 ‘무한도전’이라는 시선이 존재했기에 그가 열정적으로 진행을 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그만큼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가진 방송사적인 상징성이 엄청나기 때문.
한 명의 DJ가 같은 제목의 프로그램을 25년간 방송한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청취율에 울고 웃는 라디오의 특성상 DJ 교체와 프로그램 폐지는 수도 없이 있는 일. 허나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배철수가 DJ석을 떠날 때까지 계속 될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단언이 존재하는 유일한 라디오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배철수의 뛰어난 자기관리,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가진 소구력, 청취자들과 끊임 없이 소통하는 열린 자세가 장수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밑거름이 됐다. 기적에 가까운 발걸음을 걷고 있는 배철수와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이번 ‘배철수 휴가 보내주기 프로젝트’를 통해 프로그램이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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