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강정호(28)에 대한 피츠버그의 의존도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두 명의 내야수를 부상으로 잃은 상황에서 피츠버그의 유격수 포지션 적임자는 강정호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미 언론에서 합창을 이루고 있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어려워진 피츠버그의 내야 사정을 다루면서 “강정호가 유격수 포지션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단언했다. 피츠버그는 20일 밀워키와의 원정 경기에서 2회 수비 도중 주전 유격수인 조디 머서가 태그 과정에서 1루 주자 카를로스 고메스와 충돌해 왼 다리와 무릎을 다치며 비상이 걸렸다.
머서는 캔자스시티 원정을 떠난 팀 동료들과 따로 움직여 피츠버그로 향했다. 구단 주치의로부터 정밀검진을 받기 위해서다. 충돌 이후 한동안 일어서지 못해 들것에 옮겨져 빠져 나간 광경을 고려하면 일단 당분간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었는데 안타깝게도 실제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 머서는 왼 다리 및 무릎 인대에 부상을 입어 앞으로 6주간 결장할 예정이다. 빨라도 9월 초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이미 주전 3루수인 조시 해리슨이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는 피츠버그다. 해리슨은 빨라도 8월 말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여기에 머서의 부상까지 발생해 피츠버그는 내야 왼편(3루수, 유격수)이 텅텅 비었다. 가장 급한 것은 내야 수비의 핵심인 유격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역시 가장 유력한 후보자는 20일 머서의 부상 이후 유격수로 들어간 강정호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허들 감독은 머서의 부상 이후 강정호를 3루에서 유격수로 옮기고 션 로드리게스를 3루에 투입시켰다. 이는 허들이 유격수 자리에 로드리게스보다는 강정호를 좀 더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단언했다. 허들 감독도 20일 경기 후 강정호에 대해 계속해서 지켜보겠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발과 손의 움직임이 매우 좋고 송구도 정확하다”라며 머서가 돌아올 때까지는 유격수로 출전시킬 뜻을 드러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에 컬럼을 제공하는 밥 스미직 역시 강정호의 유격수 이동을 점쳤다. 스미직은 “머서는 명백한 팀 내 최고의 유격수였다”라면서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었던 머서의 공백이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면서 “모든 정황이 강정호가 3루에서 유격수로 이동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에서 뛸 당시 강정호의 포지션이기도 하다”라고 점쳤다. 당장 유격수 자리가 문제되기보다는 해리슨과 강정호가 모두 빠진 3루를 메우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강정호는 21일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 선발 5번 유격수로 출전한다. 강정호가 선발 유격수로 출전하는 것은 6월 2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처음이다.
한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로드리게스가 3루로 갈 경우 공격적인 측면, 그리고 벤치에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줄어드는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트리플A 무대에서 내야수 브렌트 모렐이 올라왔지만 그 역시 확실한 대안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타격이 너무 약하다. 이에 피츠버그가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7월 말 이전에 새로운 내야 자원을 데려오는 것은 필수가 됐다고 지적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