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고의 원투펀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것일까. LA 다저스의 원투펀치인 클레이튼 커쇼(27)와 잭 그레인키(32)의 7월 행보가 놀랍다. 거의 실점을 하지 않는 모습으로 다저스를 끌어가고 있다. 포스트시즌을 내다보는 다저스의 가장 든든한 밑천이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19일과 20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경기에 차례로 선발 등판, 모두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기 첫 고비였던 워싱턴과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끝낼 수 있었던 것은 두 선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타선이 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마운드에 선 좌우 에이스들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19일 나선 커쇼는 8이닝 3피안타 14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바턴을 이어 받은 그레인키도 20일 8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자신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을 43⅔이닝으로 연장했다. 그레인키는 평균자책점도 1.30으로 끌어내렸는데 이는 7월 19일 기준으로 1968년 밥 깁슨(1.06)에 이어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다. 이런 활약 속에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선정한 내셔널리그 '이주의 선수'를 공동 수상했다.

이미 사이영 경력들이 있는 두 선수다. 한 경기만 놓고 보면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7월 전체로 확장해본다면 동반 폭발세가 무시무시하다. 두 선수는 7월 들어 합계 47이닝을 던졌는데 실점은 딱 1점에 불과했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고작 0.57이다. 2이닝 정도를 던져야 한 명의 주자가 나갔다는 의미다. 5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볼넷도 3개에 그쳤다.
6월까지는 다소 불안한 감도 있었던 커쇼지만 7월부터는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다. 커쇼는 7월 들어 가진 3경기에서 완봉승 한 차례를 포함, 24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38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1할8푼2리였다. 역대급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는 그레인키는 한 술을 더 뜬다. 그레인키는 7월 3경기에서 23이닝 동안 3전 전승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단 1할5리다. 웬만해서는 막을 수 없는 페이스다. 샌디 쿠팩스, 돈 드라이스데일 콤비의 재림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다.
대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커쇼는 워싱턴전 호투로 2경기 연속 10탈삼진 이상, 무볼넷, 그리고 무실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MLB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다음 등판에서 기록 연장에 도전한다. 그레인키는 43⅔이닝 연속 무실점 중이다. 리그 확장 시대인 1961년 이후 최고 기록은 오렐 허샤이저(1988년)의 59이닝이며, 2위는 돈 드라이스데일(1968년, 58이닝), 3위는 밥 깁슨(1868년, 45이닝)이다. 첫 2이닝 무실점이면 깁슨의 기록도 뛰어넘을 수 있다.
두 선수의 호투는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전망이 밝아진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다저스는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많은 통계전문사이트들은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95% 이상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확정이라는 뜻이다. 단기전에서 원투펀치의 몫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동기부여도 충만하다. 커쇼는 최근 포스트시즌에서의 빚을 갚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고, 그레인키는 시즌 뒤 FA 대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