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입단과 퇴출을 반복하고 있다. 외국인 선발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제 외국인 교체 시장이 마감을 앞둔 가운데 어느 팀의 승부수가 대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IA는 20일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필립 험버를 웨이버 공시하고 2010년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경력이 있는 우완투수 에반 믹을 영입했다. KIA는 MLB ‘퍼펙트 게임’ 경력이 빛나는 험버에게 꾸준한 기회를 줬으나 계속되는 부진에 고민이 컸다. 웬만하면 같이 간다는 계산을 세워두고 있었지만 부상까지 겹치며 교체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른 끝에 결국 후반기 시작과 함께 새 식구를 맞이했다.
믹은 올 시즌 들어 교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은 9번째 선수다. 팀별로 살펴보면 두산이 2명을 새롭게 맞이했으며(데이빈슨 로메로, 앤서니 스와잭), NC 1명(재크 스튜어트), 한화 1명(제이크 폭스), SK 1명(크리스 세든), LG 1명(루이스 히메네스), kt 2명(댄 블랙, 저스틴 저마노)이다. 외국인을 하나도 교체하지 않은 팀은 삼성, 넥센, 롯데까지 세 팀뿐이다.

7월 이후에도 외국인 교체는 가능하다. 하지만 교체한 외국인 선수를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7월 말 이전에는 등록이 되어야 한다. 외국인 교체 시장의 마감을 대개 ‘7월 말’로 보는 이유다. 그 후로는 부상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사유가 대부분이다. 야구 관계자들은 전반적인 사정을 둘러봤을 때 믹이 7월 말 이전에 합류할 마지막 교체 외국인이 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보고 있다. 정황상 한화와 LG가 남아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이 없다는 이유다.
추가적인 비용 지출까지 감수하면서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이유는 너무 자명하다. 좋은 팀 성적을 위해서다. 전임자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팀에 힘을 보태길 바라고 있다. 결국 성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 문제로 시즌 막판까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외국인 교체 카드를 쓴 두산은 로메로가 31경기에서 2할8푼1리, 6홈런, 29타점을 기록 중이다.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편이다. 비교적 좋은 MLB 경력으로 주목을 받았던 스와잭은 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82를 기록했다. 전반기가 한국무대에 적응하고 몸을 푸는 시기였다면 후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활약이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찰리를 내치는 강수를 쓴 끝에 데려온 스튜어트는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고 있다. 압도적인 위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투구내용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의 시즌을 좌우할 승부수였던 히메네스는 22경기에서 타율 2할4푼5리, 4홈런, 15타점에 그치고 있다. 상대의 집요한 분석을 이겨내는 것이 관건이다. 2013년 14승을 거뒀던 세든은 첫 경기에서 극과 극의 투구 내용을 보여줬는데 역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kt는 댄블랙이 28경기에서 타율 3할4푼9리, 7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대박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손목 부상으로 앞으로 4주 정도는 결장할 예정이라 비상이 걸렸다. 새롭게 영입한 저마노가 첫 경기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는 것이 위안이다. 한화는 기대를 모았던 폭스가 4경기 만에 부상을 당하면서 울상이다. 아직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아직 하나의 교체 카드가 남아있기는 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