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주전 유격수 경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신예 강경학(23)의 1군 복귀로 베테랑 권용관(39)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후반기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내야수 강경학을 1군 엔트리에 올렸다. 지난달 23일 어깨 통증 탓에 엔트리에서 빠진 이후 28일만의 1군 복귀. 강경학이 빠진 사이 주전 유격수로 공수에서 펄펄 난 권용관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다시금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한화의 주전 유격수 자리는 권용관과 강경학이 양분하고 있다. 권용관이 60경기(49선발) 426⅔이닝으로 가장 많은 출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강경학이 43경기(32선발) 280⅔이닝으로 뒤쫓고 있다. 이어 한상훈이 10경기(3선발) 39이닝, 이시찬과 주현상이 1경기씩 교체로 각각 2이닝·1이닝씩 소화했다.

시즌 초반 주전 유격수는 권용관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아래 붙박이 출장했다. 정근우가 턱 부상 후유증으로 빠진 4월 중순까지는 강경학이 주전 2루수로 나오며 권용관과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정근우가 돌아온 뒤에는 김태균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권용관이 1루로 위치를 옮겼다.
두 선수의 본격적인 경쟁은 6월에 시작됐다. 5월 중순부터 출장 기회를 넓혀나간 강경학은 6월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18경기 65타수 19안타 타율 2할9푼2리 2홈런 7타점으로 활약한 것이다. 권용관이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에서 젊은 피 강경학이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고치 스프링캠프 때부터 안고 있었던 어깨 통증이 강경학의 발목을 잡았다. 한창 물이 올랐던 지난달 중순에 어깨 통증을 이유로 재활군에 내려갔다. 김성근 감독은 다시 한 번 권용관에게 기회를 줬고, 체력을 보충한 그가 존재감을 나타냈다. 우리나이 불혹 유격수로 노익장을 떨친 것이다.
권용관은 강경학이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15경기에서 47타수 14안타 타율 2할9푼8리 2홈런 9타점으로 활약했다. 이 기간 OPS가 .900. 안정된 수비와 함께 타격에서도 하위 타선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강경학의 공백에 대한 우려도 쏙 들어갔다. 그쯤 강경학도 "빨리 1군에서 뛰고 싶다"며 조바심을 냈다.
그리고 이제 1군에 돌아왔다. 한창 뜨거운 권용관과 다시 경쟁이다. 두 선수 모두 주 포지션이 유격수이기 때문에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과연 후반기 한화 주전 유격수는 누가 차지하게 될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