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레인키(32, LA 다저스)가 역사를 쓰고 있다. 앞으로 2경기 정도 더 활약하면 오렐 허샤이저가 세운 메이저리그 기록인 59이닝 연속 무실점에도 도전할 수 있다.
그레인키는 현재 43⅔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도 8이닝 동안 3피안타 11탈삼진 1볼넷 무실점해 시즌 9승(2패)째를 따냈다. 1.30의 평균자책점은 단연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며,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과 MVP를 석권했던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가 5월 27일까지 찍었던 1.36보다도 낮다.
이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도 21일 그레인키의 기록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을 언급했다. 우선 그가 다음 등판일인 25일에 시티필드에서 뉴욕 메츠를 상대로 무실점한다면, 현대 야구에서 선발로 7경기 연속 무실점한 첫 번째 투수가 된다.

메츠는 투수력으로 팀을 지탱하고 있지만 타격은 약하다. 21일 이전까지 메츠는 경기 당 평균 득점이 3.45점으로 내셔널리그에서 제일 낮았다. 팀 타율은 2할3푼4리로 메이저리그 최하위다. 그레인키는 이런 메츠를 상대로 지난 5일에도 7이닝 무실점 호투한 바 있다.
그레인키는 올해 한 경기 평균 6.9이닝을 던지고 있다. 자신의 시즌 평균에 가까운 7이닝을 이번 메츠전에서도 해내며 무실점한다면 허샤이저의 기록에는 8⅓이닝 차이로 접근하게 된다. 지금의 로테이션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그레인키는 8월 1일 LA 에인절스전에 다시 등판하는데, 에인절스도 한 경기 평균 득점이 4.13으로 방망이가 약하다. 마이크 트라웃과의 승부만 잘 넘기면 실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레인키의 지난 6경기 무실점 속에는 일정 상의 행운도 약간은 따랐다. 최근 6경기에서 만난 팀들 중 대부분(컵스, 말린스, 필리스, 레인저스, 내셔널스)은 공격력이 평균 이하인 팀이었다. 물론 가장 큰 비결은 역시 그레인키가 좋은 피칭 내용을 보인 것이었다.
MLB.com이 꼽은 그레인키의 힘 중 하나는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다. 그랜달은 그레인키의 무실점을 이어가는 동안 계속 선발로 마스크를 썼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프레이밍(미트질)이 장점인 포수다. 이로 인해 최근 다저스와 상대했던 강타자 브라이스 하퍼(워싱턴)는 "홈플레이트에서 6인치(약 15cm)나 벗어나는 볼도 스트라이크가 된다"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공이 방망이에 맞아도 그레인키는 좀처럼 점수를 빼앗기는 일이 없다. 인플레이 시 타율(BABIP)이 무실점 기간 동안 1할8푼1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리그 평균이 2할9푼4리인 것을 감안하면 가히 최강의 투수다. 특히 패스트볼을 던졌을 때 삼진을 포함한 피안타율은 9푼4리다.
시대와 여러 조건 등을 종합한 조정 평균자책점(ERA+)으로 봐도 그레인키의 최근 페이스는 역대 최고 중 하나다. 현재 조정 평균자책점 수치는 281로, 자신이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을 때 기록했던 205보다 훨씬 뛰어나다. 1893년 이후 조정 평균자책점 200을 두 번 이상 넘긴 것은 페드로 마르티네스(5회), 월터 존슨(4회), 로저 클레멘스(3회), 크리스티 매튜슨(2회), 그렉 매덕스(2회)가 전부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