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경기 체제로 맞이한 2015 KBO리그는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기록 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박병호(넥센)가 2년 연속 50홈런에 도전하고 있고, 유희관(두산)은 16년만의 토종 20승 투수를 바라본다. 에릭 테임즈(NC)는 역대 한 시즌 최다 144타점 이상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함 이면에는 그림자도 있기 마련. 불명예 기록 역시 피할 수 없다. 과연 후반기에는 투타 불명예 기록 1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투수 쪽에서는 권혁(한화)이 눈에 띈다. 권혁은 8패로 이상화(롯데) 헨리 소사(LG) 크리스 옥스프링(kt)과 함께 최다패 1위에 올라있다. 이상화·소사·옥스프링은 선발투수이지만, 권혁은 구원투수라는 점이 특징이다. 그만큼 권혁이 대등한 경기에서 집중적으로 투입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혁은 블론세이브도 5개로 윤명준(두산)과 함께 최다 타이를 이루고 있다. 세이브 11개와 홀드 4개를 기록 중이지만, 승부처에서 결정적 한 방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범한 것도 적지 않았다. 경기 후반 중요한 상황에서 김성근 감독이 권혁을 많이 찾았고, 성공만큼 실패도 있었다.
장원삼(삼성)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19개의 홈런을 맞은 투수로 전반기를 마쳤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피홈런은 2009년 한화 안영명의 34개.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장원삼은 약 33개의 피홈런을 허용하게 된다. 폭투는 이현호(두산)가 12개로 최다인데 1999년 LG 김상태의 한 시즌 최다 22폭투에 버금가는 페이스를 나타낸다.
야수 쪽에서는 김성현(SK)과 김하성(넥센)이 16개의 실책으로 최다 불명예를 쓰고 있다. 두 선수의 포지션은 모두 유격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하성이 736이닝을 소화한 반면 김성현은 493⅔이닝으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 1987년 OB 유지훤의 한 시즌 최다 31실책을 능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술적으로 28실책 페이스다.
넥센 4번타자 박병호는 올해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100개 삼진을 당하고 있다. 2위 최준석(롯데·84개)과도 적잖은 차이가 난다. 산술적으로 약 167삼진 페이스로 2000년 현대 톰 퀸란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173삼진에 육박한다. 홈런뿐만 아니라 타율(.348) 3위로 정확도까지 향상된 박병호이지만 삼진을 많이 먹는 건 변함없다. 박병호는 지난해에도 142삼진으로 이 부문 리그 1위였다.
병살타는 김상현(kt)이 13개로 가장 많고, 정근우(한화)가 12개로 뒤쫓고 있다. 김상현은 산술적으로 약 22개의 병살타 페이스로 2004년 삼성 김한수의 한 시즌 최다 병살타를 바라보고 있다. 손시헌(NC)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1명 중 가장 낮은 타율(.201)로 멘도사라인에 머물고 있다. 전반기 막판에 1할대에서 벗어난 게 위안. KBO 역대 규정타석 최저 타율 기록은 1986년 청보 권두조의 1할6푼2리다. /waw@osen.co.kr
권혁-김성현-박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