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든-스와잭, 명암 가른 완급조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1 21: 32

후반기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두 대체 외국인 선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크리스 세든(32, SK)은 초반 위기를 넘기고 호투를 이어간 것에 비해 앤서니 스와잭(30, 두산)은 고비 때마다 큰 것 한 방을 맞고 무너졌다. 승부도 두 선수의 투구에서 갈렸다.
세든과 스와잭은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후반기 개막전에서 격돌했다. 팽팽한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경기는 세든의 완승으로 끝났다. 세든은 6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스와잭은 결정적인 홈런포 두 방을 허용한 것을 비롯, 1⅔이닝 동안 7개의 소나기 안타를 허용하며 5실점 조기 강판됐다.
두 선수의 희비를 가른 것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완급조절이었다. 세든은 위기 상황에서 다양한 변화구를 여러 코스에 구사하며 두산 타자들의 불방망이를 피해갔다. 반면 스와잭은 빠른 공과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패턴을 이어가다 실투가 피홈런으로 이어지며 버티지 못했다.

위기에는 세든이 먼저 맞이했다. 1회 제구가 심하게 흔들렸다. 빠른 공과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모두 들쭉날쭉한 탄착군을 형성했다. 특히 체인지업이 높게 떨어지며 두산 타자들을 전혀 현혹시키지 못했다. 결국 안타 1개, 그리고 볼넷 2개를 허용하며 1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침착함을 잃지는 않은 끝에 양의지를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절대 위기에서 탈출했다. 결과적으로 이 장면은 이날 세든의 호투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
이후 세든은 3회부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우타자 기준 몸쪽을 찌르는 빠른 공 제구가 되기 시작했다. 체인지업은 여전히 바깥쪽 높은 코스에 떨어졌지만 세든은 영리했다. 상대적으로 제구가 잘 되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슬라이더는 우타자의 몸쪽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며 효과적으로 먹혔다. 하나의 구종이 안 될 때는 다른 구종을 십분 활용하는, 좋을 때의 세든 모습 그대로였다.
반면 세든보다 평균 10㎞가 빠른 공을 던진 스와잭은 단조로운 패턴이라는 약점을 보완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날 스와잭은 전체 35개의 투구 중 25개를 빠른 공 계통으로 던졌다. 그 다음이 6개의 슬라이더였다. 그 외의 구종은 4개에 불과했다. 공 자체에 힘은 있었지만 다소 정직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SK 타자들은 이런 스와잭의 정직함을 놓치지 않았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의 구속차가 7~8㎞ 안팎이다 보니 SK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대처하기가 용이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실제 1회 최정의 2점 홈런, 2회 김성현의 3점 홈런은 모두 빠른 공 타이밍에 들어온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몰리며 맞아 나갔다. 빠른 공에 대처하면서도 비슷한 타이밍으로 슬라이더 공략이 가능한 모습이었다. 스와잭으로서는 제3의 구종 장착에 대한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한 판이었다. /skullboy@osen.co.kr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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