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해줄 선수가 해줘야 한다. SK 타선의 두 버팀목인 최정(28)과 김강민(33)이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의 든든한 발판을 놨다.
SK는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크리스 세든의 6이닝 1실점 호투, 그리고 초반부터 터진 대포 3방을 묶어 두산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8-4로 이겼다. 후반기 대반격을 노리는 SK는 껄끄러운 상대인 두산을 비교적 쉽게 잡고 상위권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세든의 호투는 결정적이었다. SK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8·9번 타자 동시 홈런의 주인공이 된 정상호와 김성현의 홈런포는 쐐기였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에 발판을 놓은 것은 역시 최정과 김강민의 든든한 활약이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을 선보인 이들의 몸짓 속에 SK도 초반 어려운 분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세든이 1회 1사 만루의 위기를 병살타로 넘기자 SK 타선은 곧바로 세든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득점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최정이었다. 1회 선두타자 이명기가 안타로 출루하자 SK는 조동화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하지만 조동화가 두 차례의 번트 기회를 무산시키고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다. 그러나 SK에는 최정이 있었다. 두산 선발 스와잭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잡아 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김강민은 결정적인 수비로 세든을 지원했다. 2-0으로 앞선 2회였다. 1사 후 세든이 허경민과 박건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1사 1,2루가 됐다. 그리고 김재호의 타구는 좌중간을 가를 기세로 뻗어 나갔다. 수비 위치로 불리했다. 그러나 타구의 방향을 정확히 판단하고 재빨리 스타트를 끊은 김강민은 전력질주 끝에 뒤로 넘어가는 김재호의 타구를 잡아내며 주자들의 진루를 막았다.
김강민의 호수비에 기운을 차린 세든은 민병헌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챙겼다. 만약 김강민이 이 공을 잡지 못했다면 세든이 급격하게 흔들릴 수도 있었다. 수비 하나로 1점 이상을 벌어다준 셈이다. 최정도 3회 김현수, 4회 양의지의 직선타를 모두 깔끔하게 처리하며 철통 같은 수비를 자랑했다.
김강민은 2회에는 김성현의 3점포에 시발점이 되는 중전안타를 터뜨렸고 3회에도 1사 후 볼넷을 골라 나간 끝에 정상호의 2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최정이 선취점을 올렸다면 김강민은 추가점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이날 최정은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김강민은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각각 3번씩 출루하며 SK 공격의 물꼬를 텄다. 1군에 복귀한 박정권도 대타로 나서 2루타를 기록, 반격의 기미를 알리는 등 소득이 많은 경기였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