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고정' 이종환, 김태균 뒤 타자로 사는 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7.22 06: 01

"치면 재미있고, 못 치면 특타죠". 
한화 이종환(29)은 7월부터 5번 타순에 거의 고정됐다. 교체로 나온 2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10경기를 모두 5번타자로 선발출장했다. 부동의 4번타자 김태균 바로 뒤에 나오는 중책을 맡은 것이다. 그동안 한화는 김태균 뒤 타자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극복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종환은 확실히 다르다. 
7월 5번타자로 나온 10경기에서 이종환은 43타수 15안타 타율 3할4푼9리 8타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득점권에서 19타수 8안타로 타율이 무려 4할2푼1리에 달한다. 그 중에는 결승타도 2개 포함돼 있다. 한화는 이종환이 5번으로 나선 7월 10경기에서 7승3패로 무려 7할의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종환은 5번 타순으로 계속 나오는 것에 대해 "아직 멀었다. 경기에 계속 나오고 있지만 태균이형 뒤라는 점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상대팀은 웬만하면 김태균과 승부를 피하며 다음 타자를 택한다. 그만큼 김태균은 피하고 싶은 위협적인 타자, 반대로 다음 타자의 심리적 부담이 크다. 
21일 수원 kt전도 그랬다. 3-3 동점이 된 8회초, 무사 2·3루 상황에서 1루가 비어 있었기 때문에 kt 배터리는 김태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승부를 피했다. 좌타자 이종환을 겨냥해서 투입된 좌완 홍성용은 그러나 무사 만루에서 이종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주자 2명이 들어와 한화가 역전에 성공했다. 
이종환은 "태균이형 뒤에서는 매경기 한두 번씩 무조건 기회가 오더라. 그 상황이 부담되기도 하고, 긴장도 많이 된다. 볼넷이 많은 형이기 때문에 볼넷으로 나가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며 "그 상황에서 치면 재미있고, 못 치면 특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금씩 부담 속에서 재미를 느낀다. 
이종환은 KIA 시절 거의 대타로만 나왔다. 올해 4월 KIA에서 뛴 13경기 중 선발은 1경기뿐이다. 한화에서는 30경기 중 16경기에서 선발출장했다. 그는 "(김)경언이형과 (최)진행이형이 빠져있어서 운 좋게 선발 기회를 얻었을 뿐이다"며 손사래 치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형들이 오기 전까지 매경기 최선을 다해 자리를 잡도록 해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종환은 한화 이적 후 입버릇처럼 "3할 타율을 한 번 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규정타석이든 그렇지 않든 '강타자의 상징' 3할 타율을 꼭 치고 싶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21일까지 이종환의 시즌 타율은 2할8푼1리이고, 한화 이적 후에는 30경기 80타수 24안타로 정확히 3할 타율이다. 이종환은 "한화에 와 특타에 빠진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독한 특타로 체중까지 빠지고 있는 이종환, 이젠 김태균 뒤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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