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무엇보다 그동안 팀을 지탱해왔던 마운드로 만들어낸 승리이기에 더 뜻 깊었다.
올 시즌 KIA의 팀 컬러를 정의하자면 역시 ‘지키는 야구’다. 전반기 마운드를 앞세워 5할 승률에서 버텼다. 현재까지 팀 평균자책점이 4.56으로 리그 4위다. 팀 타율이 2할5푼1리로 계속해서 최하위에 머물러있지만 마운드가 버텨주니 그나마 중위권 싸움을 할만 했다. 하지만 다른 말로 하자면 마운드가 무너지면 답이 없었다.
그렇게 힘들게 5할을 지켜왔던 KIA지만 전반기 막판에 한없이 무너졌다. 양현종이 4일 수원 kt전에서 1⅓이닝 2실짐으로 조기 강판된 후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어깨 피로가 문제였다. 여기에 조쉬 스틴슨까지 7월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병현, 서재응 등 베테랑들까지 부진하니 당장 선발진을 꾸리기도 쉽지 않았다. 그나마 임준혁의 호투, 신예 박정수의 깜짝 호투가 KIA의 위안거리였다.

힘들게 시작한 후반기다. 그러나 후반기 첫 경기서 강적 삼성 라이온즈를 맞아 승리를 거뒀다. 그것도 팽팽한 투수전 끝에 얻어낸 2-1의 귀중한 승리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상대 전적 4승 4패를 기록했고, 이날 승리로 1승을 앞서가게 됐다. 최근 몇 년간 ‘사자 공포증’을 앓던 KIA로선 귀중한 승리였다. 특히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팀 타율 1위의 삼성을 제압했다는 것이 가장 주목할 점이었다.
KIA는 21일 대구 삼성전 선발 투수로 스틴슨을 내세웠다. 스틴슨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 21일 경기서도 호투하며 삼성 타선을 막았다. 결과는 5⅓이닝 1실점(비자책). 7월 들어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12.91로 흔들렸던 스틴슨이지만 4경기 만에 반전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도 되살아났다.
선발뿐만 아니라 불펜진의 역투도 눈에 띄었다.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광수는 13경기서 3홀드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중이다. 최근 4경기서 연속 무실점으로 점차 KIA 불펜진의 희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소 불안감을 남겼던 불펜진에 힘을 불어 넣었다. 여기에 심동섭이 1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시즌 초반의 셋업맨 임무를 다시 해냈다.
마지막 위기 순간에 등판한 윤석민도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8세이브째를 수확했다. 리그 세이브 단독 1위일 뿐만 아니라 후반기 첫 승을 지켜내는 귀중한 세이브였다. 아울러 팀의 통산 900세이브째를 달성하는 주인공이 됐다. 어쨌든 팀 타선이 2득점에 그친 가운데, 마운드의 힘으로 만들어낸 승리였다. KIA의 후반기 반등을 암시하는 짠물투이기도 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