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마무리 윤석민(29)이 시즌 18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올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든든한 소방수임에는 틀림없다.
KIA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에서 맞붙는 1위 삼성과의 경기였다. 하지만 KIA는 마운드의 견고함으로 접전 끝 승리를 거머쥐었다. 삼성과의 시즌 상대 전적도 5승 4패로 앞서가게 됐다. 여러모로 KIA에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또 하나 팀의 통산 900세이브를 달성했다는 것도 의미 있었다.
KIA의 팀 통산 900세이브는 삼성, LG, 두산에 이어 역대 4번째의 기록이다. 팀이 900세이브를 쌓아가는 데 있어서 최강 마무리 투수들이 활약이 컸다. KIA는 통산 900세이브를 쌓는 과정에서 전 감독이었던 선동렬이 132세이브, 한기주가 70세이브를 달성하며 팀 내 1,2위를 기록했다. 이어 3위에 오른 선수가 바로 현재 KIA의 마무리 윤석민(62세이브)이다. 그리고 임창용(60세이브), 유동훈(59세이브)이 뒤를 이었다.

무엇보다 올 시즌 마무리 윤석민을 빼놓고는 KIA를 이야기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던 윤석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4년 총 90억원(계약금 40억원·연봉 12억 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당초 마무리 투수의 몸값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어쨌든 KIA가 윤석민을 잡기 위해선 적지 않은 돈이 필요했다. 즉 90억원이 윤석민을 잡기 위한 최종 금액이었다.
그리고 윤석민은 올 시즌 자신의 몸값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당초 KIA는 선발 자원도 부족했지만 마무리 투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하이로 어센시오라는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 썼지만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만한 구위를 지녔던 것도 아니다. 결국 KIA 코칭스태프의 고심 끝에 윤석민은 마무리 보직을 부여받았다. 그 결과 21일까지 시즌 18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모든 경기를 완벽하게 막았던 것은 아니다.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블론 세이브도 총 4번으로 권혁, 유명준에 이어 공동 3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윤석민은 9회 뿐만 아니라 위기를 겪고 있는 8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경우도 많았다. 투수진이 약한 KIA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블론 세이브가 많은 대신에 루상에 동점 혹은 역전 주자가 출루했을 때 등판해 거둔 터프 세이브도 두 차례로 리그 공동 1위다.
21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팀이 2-1로 앞선 8회말 2사 1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여기서 박석민에게 던진 잘 떨어지는 변화구가 통타당하며 안타를 맞았다. 이어 이지영에게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의 위기. 하지만 김상수를 2루 땅볼로 처리했다. 9회에는 구자욱, 박해민을 상대로 연속 헛스윙 삼진을 뽑아낸 후 채태인을 좌익수 뜬공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리그 단독 선두인 18세이브. 그보다 위기 상황에서 수확한 값진 세이브였다. 마무리 윤석민의 존재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