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내야수들의 부상에 울상을 짓고 있는 피츠버그가 트레이드 시장에 뛰어들 기세다. 어찌됐건 내야수 하나는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만능 유틸리티 자원’ 벤 조브리스트(34, 오클랜드)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아직 루머 단계지만 강정호(28, 피츠버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간다.
미 FOX스포츠를 비롯한 유력 매체, 그리고 지역 언론들은 “조시 해리슨과 조디 머서를 부상으로 잃은 피츠버그가 내야수 영입을 위해 트레이드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피츠버그는 7월 초 주전 3루수인 해리슨이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으며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전에서는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가 주자와의 충돌로 왼 다리와 무릎 인대에 손상을 입어 약 6주간 결장할 예정이다.
강정호라는 든든한 대체 요원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자원으로 두 포지션을 모두 메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강정호가 유격수를 본다면 치면 3루수가 비는데 션 로드리게스, 그리고 21일 25인 로스터에 합류한 브렌트 모렐의 타격은 너무 약하다. 그렇다고 해리슨과 머서가 금방 돌아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해리슨은 빨라야 8월 말, 머서는 9월 초에나 돌아올 수 있다. 한 달 이상을 버텨야 한다.

해리슨이 부상을 당했을 때는 강정호가 있기에 외야 자원으로 눈을 돌릴 수 있었던 피츠버그다. 그러나 머서까지 부상으로 쓰러진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외야 백업도 볼 수 있는 로드리게스를 고려하면 유격수 혹은 3루수를 볼 수 있는 자원이 시급하다. 그래서 나오는 이름이 조브리스트다. 피츠버그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탬파베이에서 MLB에 데뷔한 조브리스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오클랜드에 입단했다. MLB 통산 1125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 OPS 0.782, 119홈런, 54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창 좋을 때의 공격력은 아니지만 급격한 하락까지라고는 볼 수 없다. 올 시즌도 타율 2할5푼8리, OPS 0.768, 5홈런, 32타점의 성적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강정호의 성적과 흡사하다.
여기에 워낙 다재다능한 선수다. 주 포지션인 2루는 물론 유격수 경험도 적지 않으며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다. 조브리스트는 올 시즌 2루수로 28경기, 좌익수로 26경기, 우익수로 3경기에 나섰다. 피츠버그가 가장 군침을 흘릴 만한 대목이다. 3루와 외야를 모두 봤던 해리슨의 완벽한 대체자이기 때문이다. 조브리스트를 영입할 경우 강정호를 다시 3루에 보내고 조브리스트를 유격수로 쓰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평가다.
물론 피츠버그 뿐만 아니라 뉴욕 양키스, 캔자스시티 등 수많은 팀들이 조브리스트를 원하고 있다는 루머가 들린다. 결코 싸지 않은 선수라 실제 영입전에 베팅을 할지도 미지수다. 또한 조브리스트는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피츠버그의 자금 사정, 닐 워커의 거취를 생각하면 ‘3개월 렌탈’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지난해 데이빗 프라이스를 데려오려고 했던 것처럼 승부수를 건다면 말이 달라질 수 있다.
강정호에 미칠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해리슨과 머서가 모두 돌아오면 박 터지는 내야 경쟁은 불가피하다. 출전 시간을 다소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머서보다 공격력에서 우위에 있어 공격적인 라인업이 필요할 때는 먼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설사 영입된다 하더라도 조브리스트는 올해를 끝으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장기적인 경쟁자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skullboy@osen.co.kr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