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는 신과 인간이 존재한다.
1회부터 줄곧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신에 비유되고, 방송인 김구라를 포함한 게스트 3인은 천상계 정복을 꿈꾸는 한낱 인간들의 부질 없는 세력 다툼으로 그려진다. 제작진이 이처럼 코믹한 설정을 한 이유는 오로지 '재미'를 위해서다.
'마리텔'의 연출을 맡은 박진경 PD는 최근 OSEN에 "즐거움을 위해 그렇게 나누어 놓았다"면서 "백종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늘 2등으로만 표현되면 재미가 없지 않나. 밑에서 하는 1등을 해보라는 의미로 인간계와 천상계로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 방송된 '마리텔'에서 마술사 이은결은 MLT-06차전에 도전, 각종 마술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미스마리테 서유리는 이날 "이제 전반전 시청률을 집계를 하겠다"면서 "3등 김구라, 2등 솔지, 1등은 이은결"이라고 발표했다.
이은결과 솔지는 기쁨에 소리를 질렀으나 이내 서유리는 "지금까지 인간 세계의 대결이었다. 백종원님은 신의 세계에서 높은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계신다"고 말해 그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은결은 제작진의 '낚시'에 "너무 한다"면서 당황감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박PD는 "일부터 놀라게 하려고 만든 것은 아니었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백종원은 MLT-01회부터 MLT-07 전반전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높은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화수분처럼 넘치는 음식 레시피와 맛깔나는 진행 능력으로 '쿡방'의 인기를 이끈 선도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종이접기 연구가 김영만의 등장은 그에게 긴장을 안기기도 했다. 지난 19일 방송에서 백종원은 김영만을 향해 "벨트를 가져가게 되실 것 같다"고 은근한 불안감을 드러낸 것. 하지만 이날 백종원은 여전히 천상계에서 군림했다.
박PD는 앞으로 김영만이 백종원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건 봐야 안다. (백종원의 '고급진 레시피'는) 만만치 않은 콘텐츠다.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원이 독주를 하든, 그 독주를 무너뜨릴 자가 등장하든 매회 흥미를 자극하는 방송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마리텔'은 선발된 스타와 전문가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PD 겸 연기자가 되어 인터넷 생방송을 펼치는 1인 방송 대결 프로그램.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다./ purplish@osen.co.kr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