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이겨도 권혁 걱정으로 가득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7.22 12: 36

기분 좋은 역전승에도 한화 김성근 감독의 시선은 권혁에게 고정돼 있었다. 
지난 21일 수원 kt전. 한화는 8회초에만 대거 5득점을 뽑아내며 7-4 역전승을 거뒀다. 6-3으로 리드한 8회말 구원으로 나온 권혁은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2세이브째를 올렸다. 그러나 그 1안타가 9회말 2사 후 박경수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었다. 
4점차 리드 상황이라 큰 데미지는 없었지만 권혁의 표정은 어두웠다. 경기 후 선수들과 승리 하이파이브를 나눈 김성근 감독은 권혁을 따로 불렀다. 덕아웃에서 라커룸으로 걸어가면서 김 감독은 심각한 표정으로 권혁에게 무언가를 한창 이야기했다. 권혁도 김 감독 곁에 붙어 귀를 쫑긋 세우며 경청했다. 김 감독은 "힘을 빼라"고 주문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수차례 권혁이 있는 마운드에 올라가 화제를 모았다. 볼을 어루만지고 가슴을 툭툭 찌르는 등 방식도 여러 가지. 그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권혁은 마운드에서 너무 익사이팅하다. 흥분하지 말고 마음을 가라앉히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kt전에도 권혁은 최고 147km 강속구 위주로 힘 있는 투구를 했지만, 박경수에게 던진 146km 직구가 가운데 높은 실투가 돼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전까지 4타자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바짝 올리다 박경수에게 불의의 한 방을 맞았다. 1~2점차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몰랐다. 
힘 빼고 던지라는 주문은 평상심과 완급조절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권혁은 올해 51경기에 등판, 구원투수 최다 78이닝을 소화했다. 7승8패12세이브4홀드의 기록에서 나타나듯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 사이 5월8일까지 2점대(2.87)였던 평균자책점은 이제 4점대(4.04)까지 치솟았다. 
6월까지 4승6패10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62였던 권혁은 7월 8경기에 3승2패2세이브를 올리고 있으나 평균자책점만 보면 6.08로 부진하다. 올해 피홈런이 11개인데 최근 10경기에서 허용한 게 4개. 6월까지는 삼진(59개)·볼넷(27개) 비율이 2.19였지만 7월에는 삼진(7개)·볼넷(7개) 비율이 1로 좋지 않다. 
한화는 후반기에도 마운드에 플러스 요소가 사실상 없다. 기존 투수 중에서 신인 김민우가 성장세를 보이며 대체 선발 후보로 떠오른 게 전부. 김성근 감독은 "아무리 봐도 투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기존 투수들, 그 중에서 불펜의 중심 역할을 한 권혁이 버텨야 한다. 기분 좋은 역전승에도 김성근 감독이 권혁을 따로 불러 지적한 이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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