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생명 중단 위기에 봉착했던 신종훈(26, 인천시청)이 다시 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대한복싱협회(회장 장윤석)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복싱협회(AIBA)가 1년 6개월의 자격정지를 받은 신종훈의 징계를 해제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3일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서 금메달을 획득한 신종훈은 리우올림픽대회 예선전으로 같은 해 11월 1일 중국에서 열린 APB(AIBA Pro Boxing) Pre-Ranking 경기에 참가하지 않고 당시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했다. 이에 국제복싱협회는 지난해 11월 18일 신종훈이 APB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18개월의 자격정지 결정을 내렸다. 결국 신종훈은 사실상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국가대표선수 선발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국제복싱협회 집행위원인 장윤석 대한복싱협회장은 내년 열리는 리우올림픽서 메달을 딸 수 있는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종훈의 구제를 위해 지난 6월 칭쿠우 국제복싱협회장에게 선처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데 이어 7월 7일 카타르 도하서 열린 국제복싱협회 정기집행위원회에 참석해 신종훈의 징계 해제를 정식 제안했다. 또한 칭쿠우 회장과 독대하며 거듭 징계 해제를 요청한 결과 신종훈이 APB 경기에 전념한다면 징계를 해제해 주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국제복싱협회는 신종훈의 돌연한 중국 APB경기 불참으로 인해 5만 달러(약 5762만 원) 이상의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도 대한복싱협회의 간곡한 요청을 고려해 5천 달러(약 576만 원)를 배상하는 조건으로 신종훈이 APB에 복귀해 리우올림픽 출전 티켓을 얻을 수 있는 경기에 참가할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제복싱협회는 신종훈이 5천 달러를 향후 APB 경기 출전으로 벌게 될 수입에서 차감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한복싱협회와 국제복싱협회의 협의에 따라 신종훈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제복싱협회의 관용을 받아들인다면 국제복싱협회의 징계 해제가 결정나는 대로 APB 복서로 복귀할 길이 열리게 됐다. APB에 복귀하면 신종훈은 오는 9월 열리는 APB 대회에 나설 수 있고, 성적에 따라 내년 5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APB-WSB 대회서 리우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할 기회를 갖게 된다.
다만 국제복싱협회의 정관과 APB 경기규칙, 국제복싱협회와 신종훈 간에 체결한 APB 계약 및 국제복싱협회의 방침에 따르면 APB 복서인 신종훈은 국제복싱협회의 정관과 규정이 적용되는 이른 바 AOB(AIBA Open Boxing)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고, APB 경기에만 전념해야 한다.
대한복싱협회는 지난 20일 신종훈과 인천광역시 체육회 관계자를 초청해 국제복싱협회의 신종훈에 대한 징계 해제 방침을 전달하고 이 주 내로 국제복싱협회의 방침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장윤석 대한복싱협회장은 “국제복싱협회의 선처에 감사하며 신종훈과 인천광역시가 현명한 결정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신종훈이 APB 복귀를 결정할 경우 그를 최대한 지원하고, 국제복싱협회에도 신종훈에게 보다 전향적인 배려를 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