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2골' 서울, 포항 2-1 꺾고 FA컵 4강행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7.22 21: 23

FC서울이 박주영(30)의 2골 원맨쇼에 힘입어 포항 스틸러스에 다시 한 번 단판 징크스 악몽을 안기며 FA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서울은 2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FA컵 8강서 김대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박주영의 2골을 앞세워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서울에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지난해 중대 일전에서 번번이 서울의 발목에 잡힌 까닭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과 FA컵 16강전서 모두 승부차기 혈투 끝에 석패했다. 

중요한 길목에서 서울의 벽에 막힌 포항은 결국 빈 손으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K리그 클래식서 서울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 밀려 4위로 마감, 3위 서울에 간발의 차로 ACL 티켓을 내줘야 했다.
올 시즌 독기를 품은 포항은 K리그 2차례 맞대결서 모두 승리하며 지난해 아픔을 어느 정도 설욕했다. 지난 3월 22일 안방에서 2-1로 이긴 뒤 이달 11일 원정서도 3-1 완승을 거뒀다. FA컵 8강전만 이기면 모든 게 완벽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양 팀은 올스타 휴식기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악재 속 전반 중반까지 원활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지 못했다. 포항의 수비수 김대호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유일하게 위협적인 장면. 
예열을 마친 김대호가 일을 냈다. 전반 21분 신진호가 우측면 코너킥 찬스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헤딩 선제골로 연결했다. 서울의 수문장 유상훈이 골문을 비우고 나왔지만 완벽히 처리하지 못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서울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번에도 세트피스였다. 전반 24분 김치우가 좌측면에서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박주영이 번쩍 솟구쳐 올라 헤딩 동점골로 마무리했다.
골이 터지자 양 팀의 경기력도 덩달아 올라왔다. 서울은 김치우의 발리 슈팅으로 포항의 골문을 위협했다. 포항은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포항은 전반 38분 신진호의 우측면 프리킥 크로스를 박성호가 오른발에 정확히 맞혔지만 간발의 차로 골대를 비껴갔다.
서울은 후반 13분 4개월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이석현을 빼고 몰리나를 투입하며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졌다. 포항도 3분 뒤 이광혁 대신 고무열을 넣으며 맞불을 놓았다.
서울은 후반 22분 기어코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주인공은 박주영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코너킥이 문전 뒤로 흐르자 박주영이 지체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김대호의 몸에 맞고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서울은 후반 29분 윤일록 대신 윤주태를 넣으며 기동력을 강화했다. 포항도 곧바로 심동운을 빼고 박선주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양 팀은 이후 선수 교체를 꾸준히 가져가며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서울은 박용우, 포항은 티아고를 투입하며 기회를 엿봤다. 승리의 여신은 결국 서울에 미소를 지었다. 1골 차의 살얼음 리드를 지켜내며 포항과의 기분 좋은 단판승부 징크스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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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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