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도 막지 못한 '골잡이' 박주영, '이 한 몸 바쳐 서울 위해 뛰리!'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7.23 05: 00

박주영(30, FC서울)에게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
서울은 지난 2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FA컵 8강 홈경기서 김대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박주영의 2골을 앞세워 포항 스틸러스에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박주영이었다. 0-1로 뒤지던 전반 24분 정확한 위치선정과 높은 타점으로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더니 후반 22분 오른발 역전 결승골까지 만들어내며 혈투를 매조지했다. 

박주영은 올 시즌 친정팀 서울로 복귀했다.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터라 실전 감각이 뚝 떨어진 그를 향한 시선은 차가웠다. 클래스는 있지만 전성기가 지난 박주영이 서울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였다. 기우였다. 박주영은 올 시즌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서 16경기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서울(22경기 24골)의 빈공을 최소화했다.
FA컵 8강서도 박주영의 진가는 여실히 확인됐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와 올스타 휴식기로 떨어진 실전 감각,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도 박주영은 여전한 내용과 결과를 선보였다. 탁월한 위치선정과 높은 타점, 깔끔한 결정력은 그의 전성기 시절을 보는 듯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솔선수범하고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박주영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모습이다. 무릎 부상을 안고도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서울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박주영이 무릎이 좋지 않음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친정팀 서울을 향한 애정이 극진하다. 축구 선배 입장에서 후배들이 배워야 하는 모습"이라며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안정감과 함께 심리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부상에도 모범을 보이는 박주영에게 엄지를 들어 올렸다.
박주영은 "시즌 초반 팀에 온 뒤 훈련 도중 무릎이 안 좋아졌다. 아프다고 해서 대충할 생각은 없었다.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100%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무릎이 많이 좋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2골을 터뜨리며 4강행의 주역이 된 박주영은 "골을 많이 넣어서 기분이 좋지만 팀이 이긴 게 제일 기쁘다"며 자신이 넣은 골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박주영은 "전반기에는 팀에서 기대하는 만큼 못했다. 무릎 상태도 그렇고, 마음처럼 몸이 안 따라줘 경기장에서 많은 부분을 못 보여드렸다"며 "무릎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후반기엔 전반기 보단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박주영은 개인의 영예는 내려놓은 듯했다. "대표팀 욕심은 따로 없다. 소속팀에서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이다."/dolyng@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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