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농구 전창진(52) KGC 감독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2일 오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전창진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같은 날 오후 전 감독이 도주 및 증거인멸을 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전 감독 사건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제 칼자루는 검찰이 쥐게 됐다. 경찰은 전 감독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재수사를 통해 범죄혐의에 대해 처벌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때 유죄판결을 청구하는 기소를 할 수 있다. 전 감독에게 혐의가 없다고 밝혀질 경우 검찰은 무혐의처분 또는 기소유예처분을 하게 된다.

일련의 과정을 다 거치려면 앞으로 몇 주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KGC 구단관계자들은 사법처리 과정을 지켜보고 전 감독의 거취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공식적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 반면 KBL은 전 감독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는 것만으로 KBL 자격심사 기준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KGC는 전창진 감독의 양팔인 김승기 코치와 손규완 코치가 이끌고 있다. 22일 치러진 외국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서 KGC는 전창진 감독의 애제자인 찰스 로드를 선발했다. 여전히 코칭스태프는 전 감독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KGC는 오는 8월 16일 KCC를 상대로 프로아마 최강전 1라운드를 치를 예정이다. 그 때 까지 전 감독 사태의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KGC는 비시즌 내내 전 감독 사태와 씨름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즌을 맞을 공산이 크다. 주축전력 오세근과 양희종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국가대표 박찬희 등은 조국의 부름에도 응해야 한다. KGC는 여전히 호화멤버를 자랑하지만, 전력을 고스란히 추스르기에 변수가 너무나 많다.
전 감독 사태가 장기화되는 와중에도 하루하루 시즌 개막은 다가오고 있다. KBL은 전창진 사태의 결론을 빨리 내고 싶어하지만 확실한 법적근거가 없다. 지루한 공방이 지속될수록 프로농구 전체에 대한 팬들의 부정적 이미지는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현역선수가 불법스포츠토토에 가담했다는 혐의까지 사실로 밝혀진다면 프로농구 흥행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는 혹독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