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가능성을 확인한 위력 투구였다.
한화 신인투수 김민우(20)가 팀 내에서 점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이제는 김민우를 많이 써야 할 것 같다"며 그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대체 선발 후보로까지 거론되며 그에게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kt전을 앞두고도 김민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당찬 다짐을 보였다.
그는 "경기에 많이 나가지 않았지만 꾸준히 연습해 구속이 올랐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며 "타이트한 상황에서 던질 기회가 생긴다면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 당장 필승조 수준은 아니더라도 이닝을 많이 채우면서 투수의 목표인 점수를 안 주는 투구를 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김민우의 다짐이 현실로 나타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2일 수원 kt전에서 구원으로 등판, 프로 데뷔 후 최다 3⅔이닝 5탈삼진과 함께 사사구 하나 없이 1실점으로 막는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것이다. 비록 한화는 kt에 3-5로 졌지만 김민우의 활약에 위안 받을 수 있었다.
이날 김민우는 3-4로 한화가 뒤진 4회말 시작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가 4회초 2점을 따라붙으며 1점차로 추격하자 김성근 감독은 김민우를 투입했다. 최근 5경기 7⅔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적응 속도를 높인 김민우는 1점차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 기회를 잡았다.
김민우는 4회 첫 타자 이대형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시작했다. 하지만 강타자 앤디 마르테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이대형의 2루 도루로 이어진 1사 2루에서도 김상현을 슬라이더, 장성우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 요리하며 아웃카운트 3개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4회에도 1사 2루에서 신명철을 몸쪽 꽉 차는 143km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6회 오정복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이어진 1사 3루에서 마르테에게 던진 147km 직구가 좌전 적시타로 연결되면서 첫 실점했다. 하지만 김상현을 2루수 앞 땅볼로 유도, 4-6-3 병살로 연결하며 추가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7회에도 장성우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박경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개인 최다 이닝을 경신했다.
총 투구수는 62개로 스트라이크 38개, 볼 24개. 개인 최다 3⅔이닝을 던지며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최고 146km 직구와 최저 102km 커브에 130km대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다. 무엇보다 "위기 상황에서도 커브를 자신 있게 던지겠다"고 다짐한 대로 강타자 마르테에게 연신 커브로 승부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마르테도 혀를 내밀 정도로 곤혹스러워했다.

볼넷을 하나도 주지 않을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와 제구도 흠잡을 데 없었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체력도 보여준 김민우가 구멍 난 한화 마운드의 대체 선발 후보로 존재를 어필했다. 무한 가능성으로 미래를 밝게 비췄다. /waw@osen.co.kr
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