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내야수들의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피츠버그가 강정호(28)에게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트레이드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현재 자원에서는 강정호보다 더 나은 유격수가 없다는 단언도 나왔다. 현지의 신뢰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피츠버그를 취재하는 컬럼니스트 밥 스미직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에 기고한 컬럼에서 피츠버그의 최근 내야 상황을 다뤘다. 별다른 부상자 없이 순탄하게 흘러가던 피츠버그 내야는 7월 초 주전 3루수 조시 해리슨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것에 이어 20일에는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마저 주자와의 충돌로 다리 및 무릎 인대를 다치며 이탈해 비상이 걸렸다.
해리슨은 빨라야 8월 말, 머서는 9월 초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포스트시즌 진출 사정권에 있는 피츠버그로서는 이 두 선수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여기서 강정호의 이름은 빛난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머서의 부상 이후 강정호를 붙박이 유격수로 기용하고 있으며 본 포지션을 찾은 강정호도 서서히 보직에 적응하며 더 나은 내일을 기대케하고 있다.

다만 강정호가 커버할 한 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자리는 트레이드를 통해 메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현지의 공통된 전망이다. 션 로드리게스, 브렌트 모렐 등이 있지만 공격력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스미직은 이에 대해 3루수를 영입하는 것, 그리고 유격수를 영입하는 것 모두 일장일단이 있음을 지적했다.
스미직은 “수비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피츠버그는 3루가 제격임을 증명한 강정호를 다시 3루로 돌려보내고 유격수를 영입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피츠버그의 최대 약점은 타격이다. 타격 생산성이 있는 3루수 영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수한 유격수 영입보다 이득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피츠버그 구단의 의중과 시장 상황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이어 스미직은 “만약 피츠버그가 3루수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하고 머서의 복귀 이전까지 강정호를 풀타임 유격수로 활용한다면 인디애나폴리스(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팀)에 있는 페드로 플로리먼을 벤치에 두는 것이 나을 것이다. 플로리먼은 2013년 미네소타에서 풀타임 경력이 있다”라면서 “현재 팀 구성에서는 유격수 자리에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강정호보다 나은 (유격수) 자원은 없다”라고 단언했다.
아직 유격수 수비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강정호는 타격 때문에라도 뺄 수 없는 귀중한 존재다. 강정호는 22일까지 올 시즌 77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 출루율 3할6푼3리, 장타율 4할1푼1리(OPS 0.773)을 기록하며 이제는 어엿한 피츠버그 중심타선의 구성원으로 떠올랐다. 다소 힘든 여건일 수는 있겠지만 팀으로서는 강정호가 5번과 유격수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면 팀의 구세주가 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