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을 한꺼번에 잡기는 매우 힘들다. 타율 3할은 정교함을 의미한다. 출루율은 4할은 다양한 방식으로 출루할 수 있는 눈과 슬럼프 대처 능력을 상징한다. 그리고 장타율 5할은 힘의 지표다. 메이저리그(MLB)나 일본프로야구(NPB)에도 이 기록을 동시 달성하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타고투저의 광풍이 분 지난해 KBO 리그는 달랐다. 희소성이 있어야 할 ‘3-4-5 클럽’이 너무 북적였다. 2013년 단 3명(박병호 최정 박석민)의 전용 라운지였던 3-4-5 클럽은 2014년 무려 14명에게나 문턱을 허용했다. OPS(출루율+장타율)가 0.800만 넘겨도 좋은 타자로 인정받는 전통적인 공식이 완전히 깨지기도 했다. 때문에 KBO 리그는 좀 더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이런 주장에서 나온 것이 ‘3-4-6 클럽’이다. 장타의 기준을 높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OPS가 1.000을 넘어야 하는데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실제 지난해 이 기준에 충족된 선수는 5명(강정호 테임즈 박병호 최형우 박석민)에 그쳤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선수가 이 기록에 도전하고 있을까.

타고투저의 양상이 다소 수그러들었다고는 하지만 여름이 다가올수록 다시 방망이가 힘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6할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는 선수는 총 6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에릭 테임즈(NC, 29)다. 홈런 2위,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임즈는 OPS가 1.240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무대 2년차를 맞아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하고 있는 테임즈는 22일까지 타율 3할5푼4리, 출루율 4할7푼1리를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기준치인 6할을 훌쩍 넘겨 무려 7할6푼9리다. KBO 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최고 장타율은 원년인 1982년 백인천(당시 MBC)이 세운 7할4푼이었다. 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3-4-6 클럽은 물론 KBO 역사를 갈아치울 수 있다.
OPS 2위는 김태균(33, 한화)이다. 김태균은 1.137의 OPS를 기록 중이다. 타율 3할4푼6리, 출루율 4할8푼8리, 장타율 6할4푼9리다. OPS 3위는 4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는 박병호(29, 넥센)로 타율 3할4푼4리, 출루율 4할3푼7리, 장타율 6할7푼9리를 기록 중이다.
그 외에도 리그 리딩히터인 유한준(34, 넥센)이 생애 첫 3-4-5 클럽을 넘어 3-4-6에 도전하고 있다. 유한준은 타율 3할6푼5리, 출루율 4할4푼7리, 장타율 6할4푼8리를 기록 중이다. 유한준의 종전 최고 장타율은 지난해의 5할4푼1리였다.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3-4-5 클럽 회원권 소유자인 최형우(32, 삼성)도 타율 3할3푼2리, 출루율 4할1푼, 장타율 6할1푼8리로 이 조건을 채우고 있다.
놀라운 것은 강민호(롯데, 30)다. 포수라는 핸디캡에도 타율 3할9리, 출루율 4할2푼6리, 장타율 6할6푼1리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예기치 않게 부상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이 성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편 3-4-5 클럽은 앞선 6명을 포함, 양의지(두산), 구자욱(삼성), 김현수(두산)까지 총 9명이 달성하고 있다. 한 부분이 조금 미달해 이 조건을 채우지 못하는 선수들도 여럿이 있다. 서서히 달아오르는 리그 방망이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더 많은 해당자가 나올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