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재(25)가 LG 트윈스 외야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
도약은 갑자기 찾아왔다. 지난달 15일 1군으로 올라온 서용빈 타격코치는 “문선재 채은성 유강남 셋은 특별지도 대상이다”고 밝혔고, 문선재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7월 14경기 중 13경기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플래툰에서 벗어났다. 최근 24경기서 타율 2할7푼8리 3홈런 3도루 12타점 8득점 OPS 0.858(출루율 0.358·장타율 0.500)을 찍었다. 6월 16일부터 10경기 이상 출장한 LG 타자 중 OPS 부문에서 정성훈 오지환 이진영에 이은 4위에 자리 중이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22일 잠실 넥센전이었다. 문선재는 장타 두 방으로 선취점과 쐐기점을 만들며 팀의 후반기 첫 승을 이끌었다. 2회말 2사 3루에서 문성현을 상대로 적시 2루타를 날렸고, 6회말 2사 1, 3루에선 김영민에게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그러면서 문선재는 자신의 활약이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던 징크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장타력과 빠른 다리, 상무 시절 퓨처스리그 최초 20-20을 달성했던 잠재력이 다시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문선재가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13시즌이었다. 전역 후 새로 맞이하는 시즌에서 개막전부터 선발 출장했고, 김용의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후반부터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LG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문선재는 2014시즌 내부 경쟁에서 밀려났고, 슬럼프까지 겪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포지션까지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변경, 시련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2년 동안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문선재는 코칭스태프의 결정을 받아들이며 칼을 갈았다.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외야수비 향상을 위해 땀을 쏟았고, 겨울 내내 잠실구장을 찾아 배트를 돌렸다. 스프링캠프에선 “아직 외야수비가 낯선 감은 있다. 그래도 (김)용의형, (채)은성이와 함께 조언을 주고받으며 빨리 익숙해지려고 한다. 점점 외야수비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타격에선 하체가 무너지는 부분을 집중 보완, 서용빈 코치 1군 합류 후 보다 나은 선구안을 발휘 중이다.
문선재 2013시즌과 2015시즌 성적 비교
2013: 타율 0.267/출루율 0.316/장타율 0.378/볼넷 13개/삼진 71개/타석당 투구수 3.63개
2015: 타율 0.241/출루율 0.329/장타율 0.423/볼넷 16개/삼진 33개/타석당 투구수 4.17개
서용빈 코치 1군 합류 후: 타율 0.278/출루율 0.358/장타율 0.500/볼넷 7개/삼진 13개/ 타석당 투구수 4.15개
기록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고질병이었던 삼진이 줄어들고, 출루율과 장타율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예전에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유인구에서 속아 허무하게 물러나곤 했으나, 최근에는 끈질기게 상대 투수를 물고 늘어진다. 외야수비도 빠른 다리를 살려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이따금씩 스타트가 늦기도 하지만, 타구를 놓치는 모습은 이제 없다. 무엇보다 문선재는 이제 만 25세,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LG는 외야 한 두 자리를 놓고 무한경쟁을 진행 중이다. 시즌 초반에는 김용의가 치고 나갔다가, 6월에는 채은성이, 최근에는 문선재가 선두주자다. 타격에서 잠재력을 증명한 나성용과 서상우도 외야 한 자리를 노리는 상황이다. 신인 안익훈은 벌써부터 수비에선 팀 내 최고라는 평가다. 경찰청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천웅도 오는 9월 전역한다.
22일 잠실 넥센전을 마친 후 문선재는 “결과가 좋지 않은 날에도 다음날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며 경쟁에 조급함을 느끼기 보다는 이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근 꾸준히 출장해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갈 수 있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문선재가 LG 외야진 리빌딩에 중심이 될지 주목된다. /drjose7@osen.co.kr
(기록) 스포츠투아이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