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동안 12승을 거두며 다승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유희관(29, 두산)이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지 못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목요일 징크스도 이어졌다. 유독 목요일 등판이 꼬이는 모습이다.
유희관은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후반기 첫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실점을 기록했다. 5이닝은 올 시즌 유희관의 한 경기 최소 이닝 소화다. 여기에 6실점은 한 경기 최다다. 유희관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은 5점(4차례) 있었는데 이날 초반에 얻어맞으며 일찌감치 그 수치를 넘어섰다.
1회와 2회 1점씩을 뺏긴 유희관은 돌이킬 수 없는 3회를 보냈다. 제구가 문제였다. 이날 유희관은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제구가 높았다. 1·2회에도 드러난 문제였다. 빠른 공과 구속 차이를 최대한 줄이며 SK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유도하려 했으나 우타자 바깥쪽에서 높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SK 타자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눈에 보였다고 보는 게 맞았다. 대신 조금 몰리면 곧바로 안타로 만들어냈다. 유희관의 이날 등판이 시작부터 끝까지 힘겨웠던 결정적인 이유다.

3회 이명기에게 볼넷, 임훈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최정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았고 1사 1,3루에서는 이재원에게 던진 114㎞ 체인지업이 가운데 밋밋하게 몰리며 좌월 3점 홈런을 허용하고 실점이 6점까지 불어났다. 4회부터는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지만 초반 실점을 돌이키지 못했다. 타선도 상대 선발 메릴 켈리를 공략하지 못하고 6회까지 끌려가며 유희관의 패전 요건을 벗겨주지 못했다.
시즌 3번째 패배를 안은 유희관은 목요일에 유독 약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날 패전으로 유희관은 2014년 7월 3일 광주 KIA전 이후 목요일 경기에서 5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올 시즌도 이날 경기 전까지 목요일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요일별 성적도 평균자책점(6.00), 피안타율(0.358) 모두 목요일에 가장 좋지 않았다.
이날까지 올 시즌 목요일 성적은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7.41이 됐다. 일요일에 3승(평균자책점 0.88)을 기록하는 등 목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에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징크스라고 할 만하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난조를 보이며 브레이크가 걸린 유희관의 다음 목요일 등판이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