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에 접어들며 바꾼 게 두 가지 있다. 일단 타순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했고, 선발 로테이션을 4선발까지 확정지으며 틀을 갖춰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반기 롯데 마운드가 고전한데는 정확한 보직이 정해지지 않았던 탓이 크다. 선발투수 3명은 고정이었지만, 나머지 엔트리에 있는 10여명의 투수들은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본인도 몰랐다. 때문에 이종운 감독은 심수창을 전격적으로 4선발로 낙점하기에 이르렀다.
시즌 초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심수창은 팀 사정때문에 불펜으로 전환했다. 마무리가 된 이후 처음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5월 말부터 다시 흔들렸다. 이후 롯데는 4선발도, 마무리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후반기 롯데는 투수코치를 교체하면서까지 마운드 정비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건 심수창의 활약 여부였다. 4월 초반처럼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롯데의 후반기 선발진은 나쁘지 않지만, 최근 떨어진 구위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다시 롯데 마운드는 교통정리가 어려워진다.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심수창은 23일 울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등판, 2⅔이닝 6피안타 5사사구 8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주무기 포크볼 실투가 잦았고, 직구 제구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 초반 점수가 너무 벌어지자 롯데 벤치에서도 심수창 교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심수창의 역할이 중요했다. 팀을 위해 선발에서 불펜으로 자리를 바꿨던 심수창은 줄곧 선발 복귀를 원했었다. 본인이나 팀을 위해서나 반드시 호투가 필요했지만 NC 타선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제 롯데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게 됐다. 만약 선발투수 심수창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불펜으로 돌렸던 김승회를 다시 선발로 끌고오기에 부담이 된다. 결국 박세웅 혹은 2군에 있는 자원을 선발로 써야 한다. 갈 길은 먼데 야구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롯데 마운드 이야기다. /cleanupp@osen.co.kr
울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