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레스 영입, PIT ‘유격수’ 강정호 신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4 06: 52

내야 보강을 목표로 트레이드 시장을 기웃거렸던 피츠버그가 예상보다 빨리 움직였다. 밀워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내야수 아라미스 라미레스(37)를 영입했다. 3루의 급한 불은 끈 피츠버그는 ‘유격수’ 강정호를 신뢰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피츠버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라미레스의 트레이드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피츠버그는 라미레스를 영입하는 조건으로 마이너리그 투수인 요나단 바리오스와 현금을 밀워키로 보낸다. 주전 3루수인 조시 해리슨, 주전 유격수인 조디 머서의 부상으로 내야 왼편이 텅텅 빈 피츠버그가 대안을 찾은 것이다. 라미레스의 나이와 현역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반 시즌 영입이 될 공산이 크다. 장기적으로 강정호의 입지에 영향을 줄 만한 행보는 아니다.
라미레스로서는 친정팀 복귀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라미레스는 자유계약으로 피츠버그와 계약을 맺었고 1998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그 후 2003년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될 때까지 피츠버그에서 5년 반을 뛰었다. 피츠버그, 컵스, 밀워키를 거친 라미레스는 MLB에서 18년을 뛰며 통산 2138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836, 380홈런, 1384타점을 기록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세 차례(2005·2008·2014) 올스타 경력, 그리고 2011년 내셔널리그 3루수 부문 실버슬러거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라미레스는 경력의 대부분을 3루수로 뛴 강타자 출신이다. 이제 현역 생활의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라미레스는 올 시즌 81경기에서 타율 2할4푼7리, OPS 0.725, 11홈런, 42타점으로 세월의 무게를 조금씩 실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7월 한 달은 타율 3할5푼2리, OPS 0.922를 기록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라미레스의 영입으로 강정호는 머서의 복귀 이전까지는 유격수로 고정될 전망이다. 강정호는 머서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23일 한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유격수로 나섰다. 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핵이다. 강정호의 원래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타구의 속도가 한 단계 높고 선수들의 발걸음이 빠른 MLB에서는 적응이 필요하다. 내야 시프트를 많이 사용하는 피츠버그라면 더 그렇다.
실제 강정호의 유격수 수비 지표는 아직까지 인상적이지 않다. 리그 평균 아래라는 수치가 나온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유격수 강정호’를 신뢰했다. 클린트 바메스, 벤 조브리스트 등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자원들에 관심을 가진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결국 3루수부터 먼저 해결한 것에서 그 신뢰를 읽을 수 있다. 이제 강정호는 “MLB에서 유격수로 성공하겠다”라는 원래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강정호는 24일 워싱턴과의 홈경기에서도 선발 유격수로 나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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