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누수 최소' SK 트레이드의 진짜 속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4 16: 19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SK가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비교적 꽤 큰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LG와 즉시 전력감이 포함된 3대3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물론 트레이드 성과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SK로서는 위험요소를 최소화한 트레이드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일단 바닥은 깔아놓은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SK는 24일 공식발표를 통해 LG와의 3대3 트레이드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SK에서는 우완 선발 요원인 여건욱, 왼손 불펜 요원인 진해수, 그리고 견실한 좌타 외야 자원인 임훈이 LG로 갔다. 대신 LG로부터 우타 거포 자원인 정의윤, 선발과 중간을 오고갈 수 있는 왼손 자원인 신재웅, 그리고 유망주 투수인 우완 신동훈을 받았다.
이번 트레이드는 정의윤을 눈여겨 본 SK의 적극적인 구애에서 시작됐다. SK는 시즌 초부터 정의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마땅한 우타 대타 요원이 없는 팀 사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의윤과 임훈이라는 일대일 카드가 잘 맞지 않았다. 결국 논의가 끊겼다가 이뤄졌다 하다 최근 3대3 트레이드로 확대됐고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LG의 대답을 받아냈다. 처음 시작된 시점으로만 계산하면 몇 달이 걸렸다.

물론 나간 선수도 SK로서는 모두 소중한 선수들이다. 여건욱은 지난해 후반기 선발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는 팔꿈치 부상으로 아직 재활 중이지만 후반기 복귀 가능성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진해수는 지난 2년간 팀이 어려울 때 묵묵히 최선을 다한 선수다. 임훈은 오랜 기간 SK의 외야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그러나 5강 이상을 노리기 위해 SK는 결단을 내렸다. 지금이 아니면 전력을 보강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전급 선수들의 다자 트레이드를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현재 전력에 적잖은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괜히 비틀었다가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나 SK는 일단 세 선수의 공백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에서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장기적인 요소는 새로 받아오는 선수들로 상충한다고 치고, 이번 트레이드가 당장의 5강 도전에도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섰다는 의미다.
당장 재활 중인 여건욱은 지금까지도 올 시즌 전력이 없었던 선수다. 정영일 문승원 등 군 복무를 마치고 내년에 돌아올 우완 자원들도 있다. 임훈은 두꺼운 SK의 외야진에서 출전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SK는 이명기 김강민 브라운의 외야 라인업에 조동화 박재상이라는 베테랑 자원들이 외야에 있다. 여기에 김재현 윤중환 등 1.5군급 선수들도 적지 않다. 정의윤이 당장 적응하지 못해도 그럭저럭 꾸려갈 수 있다.
진해수의 경우는 신재웅으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어차피 진해수도 올 시즌 SK 불펜에서 예상보다는 많은 공헌을 하지 못한 편이었다. 박정배가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역시 설사 신재웅이 당장 보탬이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불펜 평균자책점 1위의 힘은 건재하다. 위험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이처럼 SK는 당장 전력 누수가 크지 않은 세 선수를 보내고 5강 싸움을 하기 위한 기대 자원들에 베팅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 수술 후 재활 중인 신동훈을 제외한 나머지 두 선수가 좋은 활약을 한다면 기대 이상의 트레이드가 된다. 행여 그렇지 못해도 일단 여러 의미에서 5강 싸움에 해가 될 만한 트레이드는 아니다. SK가 지금 이 시점에 과감히 트레이드를 단행한 결정적 이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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