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보다는 내년을 염두에 두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SK 와이번스와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한 입장을 전했다. LG는 24일 오후 신재웅 정의윤 신동훈을 SK로 보내고, SK로부터 임훈 진해수 여건욱을 받았다.
양 감독은 이날 잠실 kt전에 앞서 “현재보다는 내년을 바라보고 트레이드를 했다. 이전부터 SK측에서 정의윤을 원했다. 처음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실무자들이 카드를 맞추면서 딜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양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의 상태에 대해 “진해수와 임훈은 당장 쓸 수 있다. 그런데 진해수는 지난해에 많이 던져서 상태를 보고 휴식을 줄 수도 있다. 재활 중인 여건욱은 당장은 실전에 나설 수 없다. 이제 불펜피칭에 들어갔는데 이천에서 재활을 마무리한 후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추구해온 야구에 가까워졌나는 질문에 “잠실구장을 쓰는 이상, 수비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임훈의 경우, 외야 세 자리 모두 가능하다. 우리 팀 외야진에 공백이 생겼을 때도 마음 놓고 임훈을 투입할 수 있다. 임훈이 수비가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당장 우리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LG는 예전부터 외야수비가 발목을 잡곤 했다. 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쓰고 있지만, 수비범위가 넓고, 어깨가 강한 외야수가 부족했다. 임훈 영입은 LG 외야수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해수와 여건욱은 구위만 놓고 보면 높은 평가를 받은 투수들이다. 게다가 여건욱은 지난해 후반기 4경기 선발 등판해 26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내내 재활에 매진하고 있으나, 90%까지 몸 상태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양상문 감독은 “여건욱은 구위에선 예전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보직은 건욱이가 던지는 모습을 직접 보고 결정할 것이다”고 했다.
LG에 있어 베스트 시나리오는 여건욱이 지난해 후반기 선발투수로 보여준 모습을 LG서도 재현하는 것. 우규민과 류제국 토종 선발 원투펀치를 보유한 상황인 만큼, 여건욱이 선발투수로 올라선다면,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당장만 놓고 보면, SK에 득이 되는 트레이드다. 신재웅의 경우 최근 경기에서 149km를 찍으며 지난해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정의윤도 잠실구장을 벗어난 만큼, 더 나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 2012시즌 입단한 신동훈은 2군에서 꾸준히 선발투수 경험을 쌓았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지만, 미래를 기대할 만한 유망주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는 SK 입장에선 신재웅과 정의윤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커다란 퍼즐 조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의 성패는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게다가 LG는 올 시즌 전적 39승 49패 1무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임훈을 통해 고질병이었던 외야수비 문제를 해결하고, 여건욱과 진해수의 재능을 터뜨린다면, LG 또한 내년에는 보다 나은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빠르게 팀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당장은 손해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편 양상문 감독은 트레이드에 앞서 정의윤과 신재웅에게 미안함을 전했다고 한다. 양 감독은 “의윤이에게 그동안 기회를 많이 못 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LG에서 보여주지 못한 네 능력을 SK에서는 다 보여주라고 했다. 재웅이는 그동안 야단도 정말 많이 쳤다. 가서 더 잘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의윤과 신재웅은 이날 오후 4시경 LG 선수단과 인사를 나눈 후 목동구장으로 향했다. SK는 이날 목동 넥센전이 예정되어 있다. 임훈 진해수 여건욱은 이날 잠실 경기가 취소된 만큼, 오는 25일 LG 선수단과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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