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치고, 잘 막고, 잘 달렸다. 공수주에서 펄펄 난 구자욱(22)이 삼성의 한화 공포증을 깼다.
구자욱은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4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삼성도 구자욱의 공수 활약에 힘입어 8-3으로 승리, 한화전 최근 4연패 사슬을 끊었다.
1회 시작부터 구자욱이 포문을 열었다. 친정팀 삼성을 상대로 첫 등판한 배영수를 가장 먼저 맞이한 구자욱은 배영수의 직구를 받아쳐 우측에 떨어지는 안타로 출루했다. 폭투로 2루에 진루하면서 배영수를 흔들었다. 결국 야마이코 나바로의 좌월 투런 홈런으로 삼성이 기선제압했다.

2-2 팽팽한 동점으로 맞선 5회 구자욱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상우의 중전 안타와 2루 도루로 만들어진 무사 2루의 찬스. 구자욱은 다시 한 번 배영수를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승부의 균형을 깨는 한 방으로 이날 경기 결승타였다.
결국 한화 배터리는 6회 2사 2루 위기에서 구자욱과 승부를 피했다. 거의 고의4구에 가까운 스트레이트 볼넷. 2사 1·2루로 찬스가 연결된 뒤 박해민이 우측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구자욱도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8회 2사 1루에서는 1루 쪽 땅볼을 쳤지만 빠른 발로 전력 질주하며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최근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이어간 구자욱은 시즌 타율도 3할3푼9리에서 3할4푼5리로 더욱 끌어올렸다. 타격 순위도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더 뛰어올랐다.이젠 당당한 타격왕 후보다.
구자욱의 존재감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5회 2사에서 한화 김태균의 안타가 우측 펜스로 향했다. 김태균이 1루를 지나 2루로 질주했지만 우익수 구자욱의 송구에 걸려 아웃 당했다. 펜스를 맞고 나온 타구를 잡자마자 2루로 정확하게 원바운드 송구하며 김태균을 자동 태그 아웃시켰다. 외야수로서 구자욱의 4번째 보살 순간.
한화는 5회 추격 흐름이 뚝 끊겼고, 삼성은 곧 이어진 6회 공격에서 추가점을 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에도 1사 1루에서 이성열의 우중간 워닝트랙까지 향하는 깊숙한 타구를 전력으로 달려가 점프 캐치했다. 한화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은 수비였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한화전 최근 4연패를 끊으며 1위 자리를 사수했다. 잘 치고, 잘 막고, 잘 달린 구자욱이 승리의 중심에 서있었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