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달 만에 6위로 순위가 하락하면서 5강 싸움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화는 지난 24일 대전 삼성전에서 3-8로 완패하며 한 달 만에 5위 자리를 SK에 내놓았다. 최근 5경기 1승4패로 눈에 띄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 부상 선수 속출로 가뜩이나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하고 있는 한화는 마운드에서도 주축 투수들의 페이스가 꺾이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에서 패한 뒤 한화는 곧바로 야간 특타에 돌입했다. 경기가 끝났을 때 시간이 밤 10시20분. 10분도 지나지 않아 김성근 감독을 필두로 조인성·정근우·이용규·고동진·박노민·이성열·신성현·장운호 등 무려 8명의 선수들이 밤을 잊은 듯 타격 훈련에 매달렸다. 보슬비가 내리는 중에도 훈련은 계속 됐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원점에서 재시작'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팀을 원점에서부터 보고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말했다. 한창 5강 순위 다툼을 해야 할 시점에서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처음부터 만들겠다는 걸 의미한다. 경기 후 주축 타자들 포함 무려 8명이나 특타한 것도 그 이유.
투수들의 경우에는 폼부터 다시 손을 보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안영명은 투구폼이 무너지면서 부상이 왔다. 송창식도 선발을 할 때 좋았지만 구원을 하면서 나빠졌다. 공 던질 때 팔을 길게 뻗었는데 이젠 짧게 바로 나온다. 힘이 떨어진 게 아니라 막겠다는 마음이 앞서 몸이 앞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타자들도 다르지 않다. 현재 2군에 있는 김태완을 두고 김 감독은 "과외를 하러가야 한다. 경기를 하면서 하나하나 폼부터 다시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기존 1군에 있는 선수들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김 감독은 삼성전 패배 후에도 특타 중 타격폼을 직접 짚으며 기본부터 고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SK는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24일 LG와 3대3 트레이드로 즉시 전력 활용이 가능한 구원투수 신재웅, 우타 외야수 정의윤을 영입했다. 트레이들 소식을 들은 김 감독은 "트레이드 투수들을 보니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제 트레이드할 선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점점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지만 희망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강타자 김경언이 26일 1군 복귀한다. 새 외국인 투수와 안영명이 돌아올 열흘 후엔 선발진도 다시 구색을 갖출 수 있다. 김 감독은 "김경언이 돌아온다. 2군에서 라이너로 홈런을 쳤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발투수들이 모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때까지 버티는 게 관건이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