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적응·집중' 강정호가 말하는 맹활약 비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5 03: 43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대폭발하고 있다. 팀, 그리고 리그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에 이제는 별다른 이질감도 들지 않는다. 또한 서서히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까지 엿보여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도 키운다. 강정호는 이런 맹활약의 비결로 충분한 휴식, 리그에 대한 적응, 그리고 강한 집중력을 손꼽았다.
강정호는 올 시즌 피츠버그 최고의 영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스팅 금액 포함, 4년간 약 2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강정호는 그 금액 이상의 가치를 하고 있는 중이다.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24일(이하 한국시간)까지 강정호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0이다. 보통 1WAR은 500~7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고려할 때 강정호는 이미 몸값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기대를 걸 만하다. 강정호는 주로 백업으로 뛰었던 4월 한 달 동안 타율 2할6푼9리, OPS(출루율+장타율) 0.656를 기록했다. 주전으로 나서는 빈도가 높아진 5월에는 타율 2할9푼8리, OPS 0.843이었다. 6월 한 달 동안 타율 2할2푼1리에 그치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잠시였다. 강정호의 7월 타율은 3할5푼5리, OPS는 무려 0.977에 달한다.

"갈수록 MLB 투수들의 견제와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고전할 것"이라는 가설을 보기 좋게 날려버리는 성적이다. 여기에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조시 해리슨과 조디 머서라는 두 주전 내야수의 부상으로 이제 피츠버그는 강정호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팀 동료의 부상은 불행한 일이지만, 강정호로서는 안정된 출전 시간 속에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현지 언론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연일 강정호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런 활약에 대해 강정호는 세 가지 비결을 이야기했다. 휴식, 적응, 집중이다. 강정호는 24일 워싱턴전 이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와 가진 인터뷰에서 "좋은 휴식 시간을 가졌고 아주 잘 쉬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이 후반기 맹활약의 비결 중 하나라는 이야기다. 빡빡한 일정, 우천 변수 등으로 체력 소모가 심했지만 때마침 푹 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은 어쩌면 행운이었다.
이어 강정호는 "나는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현재는 타석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라며 MLB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주로 대타, 대수비로 나섰던 초반에는 감을 유지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출전 시간이 안정되면서 좀 더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찾은 것이 주효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강정호는 7월 들어 지금껏 잘 대처하지 못했던 변형 패스트볼(커터, 투심, 싱커 등)을 좀 더 좋은 타구로 날려보내고 있다.
만족하지도, 방심하지도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강정호는 "매일, 매 경기, 그리고 경기에서의 매 순간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 포지션에 관계없이 매일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매 경기를 즐기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집중력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이제 조금씩 여유를 찾아가고 있는 강정호가 남은 시즌에서 그간의 회의적인 시선까지도 모두 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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