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시장에서 비교적 일찍 성과를 거둔 피츠버그지만 강정호(28)의 입지에는 당장 별다른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도 팀의 전체적인 구상을 설명하며 강정호에게 힘을 실었다.
피츠버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의 베테랑 3루수 아라미스 라미레스(37)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피츠버그는 라미레스를 영입하는 대신 마이너리그 투수인 요나단 바리오스와 라미레스 연봉의 절반 정도인 3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들어 주전 3루수인 조시 해리슨에 이어 주전 유격수인 조디 머서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피츠버그는 남은 시즌을 책임질 3루수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에 피츠버그의 향후 내야 구성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헌팅턴 단장은 3루수 라미레스, 유격수 강정호의 구상이 기본임을 시사했다. 헌팅턴 단장은 24일 PNC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경기 중 현지 중계진과 만나 트레이드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막 트레이드를 확정짓고 중계 부스에 올라온 헌팅턴 단장은 여러 포지션에서 보강을 노리고 있었으며 결국 라미레스의 친정팀 유턴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헌팅턴 단장은 “외야, 선발진, 불펜진 등 여러 포지션에서 보강의 필요성이 있었다”라며 트레이드 시장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조시(해리슨)와 조디(머서)의 부상이 터졌다”라며 두 선수의 부상이 상대적으로 보강에 대해 덜 생각하고 있었던 내야를 다시 둘러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인정했다.
이어 헌팅턴 단장은 앞으로의 구상에 대한 질문에는 “라인업을 짜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지금으로서는 라미레스가 우리의 주전(primaty) 3루수가 될 것이며 강정호가 주전 유격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션 로드리게스가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실제 클린트 허들 감독은 머서의 부상 이후 1경기를 제외하면 강정호를 모두 주전 유격수로 투입시켰다. 머서의 부상 이후 브렌트 모렐, 페드로 플로리몬이 추가적으로 MLB 로스터에 합류하기는 했으나 이들은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라미레스는 3루 이외 포지션에는 대안이 되기 어렵다. 강정호의 주 포지션이 유격수인 만큼 믿고 활용하겠다는 뜻이 선발 라인업에서 읽힌다. 실제 허들 감독은 24일 경기 후 강정호의 수비에 대해 "꾸준하며, 견실하고, 의존할 수 있는 선수"라고 호평을 내렸다.
이어 헌팅턴 단장은 “여러 선수들의 부상이 있지만 팀은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있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악재에도 긍정적인 시선을 잃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추가적인 트레이드 가능성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ESPN을 비롯한 미 언론들은 24일 피츠버그가 주전 1루수인 페드로 알바레스를 시장에 내놓고 트레이드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7월 말까지는 지속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해리슨과 머서가 돌아오면 시즌 막바지 주전 경쟁은 치열해질 수도 있다. 내야에 해리슨, 머서, 강정호, 라미레스가 경쟁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미레스는 만 37세의 베테랑이며 시즌 뒤 은퇴도 고려하고 있다. 반 시즌 임대 선수가 될 공산이 크다. 강정호의 별다른 연관이 없다. 오히려 꾸준히 유격수로 나설 앞으로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능력을 발휘한다면 장기적인 팀 내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강정호는 24일 2루타 두 방을 날리며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