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권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SK와 한화가 5위 수성은 물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나란히 승부수를 던졌다. SK는 즉시 전력감을 수혈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한화는 외국인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향후 순위 싸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사다.
승차 없이 승률로 5위를 다투고 있는 SK와 한화는 24일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소식을 차례로 발표했다. 먼저 한화가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36)을 웨이버 공시하며 교체를 확정지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SK는 LG와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전력보강을 시도했다. SK는 1군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여건욱 진해수 임훈을 내주고 LG로부터 신재웅 정의윤 신동훈을 받았다.
유먼은 7월 초부터 어깨에 미세한 통증이 생겨 최근에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었다. 당초 한화는 잔류를 염두에 두고 유먼의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좌측 어깨 소원근(어깨를 감싸는 근육의 일종)에 손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회복까지는 최소 4주가 필요한데 갈 길이 바쁜 한화는 이를 기다려줄 여유가 없었다. 결국 웨이버 공시 마지막 날 유먼의 교체를 확정지었다.

SK는 올 시즌 우타 대타 요원 및 중·장거리포, 그리고 왼손 불펜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이에 시즌 초부터 LG에 정의윤 영입을 꾸준히 타진한 끝에 결국 판이 커진 3대3 트레이드로 뜻을 이뤘다. 간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은 진하지만 정의윤의 가능성과 신재웅의 활용도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신동훈 또한 SK가 눈여겨본 자원으로 미래를 대비한 퍼즐이다.
당장 SK는 적잖은 전력보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의윤은 LG에서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중·장거리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타력 부재에 시달렸던 SK로서는 '긁어볼 만한 복권'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재웅은 정우람의 마무리 이동으로 생긴 중간의 왼손 부재를 해결할 수 있는 선수다. 박희수가 재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복귀 시점은 불투명한 만큼 당장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이 필요했다.
한화는 외국인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유먼은 올 시즌 17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했다. 한화 선발투수로서는 그래도 공헌도가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확실한 에이스의 구위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가뜩이나 불펜이 지쳐 있는 한화로서는 막판 순위 싸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확실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트시즌까지 생각하면 유먼 이상의 선발은 필수라는 의견이다.
만약 두 팀이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 상위권 순위 싸움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KBO 리그 상위권은 1~3위 팀의 경쟁, 4~6위 팀의 경쟁으로 나눌 수 있다. 4위 넥센부터 6위 한화까지의 승차는 2경기다. 남은 경기수를 고려하면 어떤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연승 한 번에 순위표가 요동치는 구조다. 8월부터는 본격적인 총력전 속에 변수를 잘 제어하는 팀이 웃을 공산이 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아직 힘이 있다고 평가받는 SK는 이번 트레이드 효과까지 누를 경우 후반기 상위권 판도에 거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타선이 점차 살아나고 있고 전반기 부진했던 주축 선수들도 후반기를 벼른다. 버티기에 나선 한화는 얼마나 빨리, 그리고 좋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한화는 현재 새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에 있으며 최대한 빨리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외국인을 수혈한다는 계획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