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투수 김민우(20)가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첫 선발승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 놓고 노히터에서 강판됐지만 위기의 한화 마운드를 구한 구세주였다.
자신의 20번째 생일을 맞아 프로 데뷔 첫 선발등판의 기회를 잡은 김민우는 4⅔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다. 4개의 볼넷을 주며 제구가 흔들렸지만 탈삼진 2개 포함 1실점으로 막아냈다. 한화도 김민우의 쾌투를 발판삼아 2-1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고 5위에 복귀했다.
부상자 속출로 선발진이 붕괴 직전까지 놓인 한화 마운드에서 김민우의 역투는 한줄기 빛과 같았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1회 구자욱을 1루 땅볼, 박해민을 중견수 뜬공, 야마이코 나바로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2회에도 최형우를 유격수 내야뜬공, 채태인을 유격수 땅볼, 이승엽을 투수 앞 땅볼로 연속 삼자범퇴 요리했다. 투구수도 25개에 불과했다.

3회에는 볼넷 2개를 내주며 제구가 흔들렸지만, 3루수 주현상과 유격수 권용관의 호수비에 힘입어 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어갔다. 4회에도 최형우에게 볼넷을 1개 허용했지만 채태인을 107km 느린 커브로 헛스윙 삼진 잡는 등 나머지 3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한화 타선이 1회 2득점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하며 타이트한 승부가 이어졌지만, 김민우는 140km대 중반의 직구와 100km대 느린 커브로 팀 타율 1위에 빛나는 삼성 강타선을 담대하게 제압했다. 데뷔 첫 선발등판에도 흔들림 없이 침착하게 승부했다.
그러나 5회를 채우지 못했다. 5회 선두 박석민을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주현상을 3루 땅볼, 김상수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선발승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겼지만 김성근 감독은 필승맨 박정진을 투입하며 김민우를 내렸다.
총 투구수는 84개로 스트라이크 45개, 볼 39개. 3일 전 수원 kt전에서 구원으로 3⅔이닝 60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에 긴 이닝을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다만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은 노히터 투구에 선발승까지 걸려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선발감으로 김민우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큰 소득이 있는 경기였다. 최고 146km 직구(48개) 중심으로 슬라이더(15개) 커브(12개) 포크볼(9개) 등을 고르게 구사했다. 최저 101km 커브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제 한화의 당당한 선발 요원 중 하나로 활약을 기대케 한 투구였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