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 나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선물이었다".
자신의 20번째 생일을 맞아 프로 데뷔 첫 선발등판의 기회를 잡은 김민우는 4⅔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다. 4개의 볼넷을 주며 제구가 흔들렸지만 탈삼진 2개 포함 1실점으로 막아냈다. 한화도 김민우의 쾌투를 발판삼아 2-1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고 5위에 복귀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지 못해 아쉽게 승리는 놓쳤지만 최고 146km 직구(48개) 중심으로 슬라이더(15개) 커브(12개) 포크볼(9개) 등을 고르게 구사했다. 최저 101km 커브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제 한화의 당당한 선발 요원 중 하나로 활약을 기대케 한 투구였다.

경기 후 김민우는 "마지막 이닝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박수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며 "첫 선발 날과 생일이 같은 날이다. 선발등판 자체가 내게는 큰 생일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신인다운 풋풋함을 보였다.
4회 1사 후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성근 감독이 올라온 상황도 김민우에게는 하나의 경험이었다. 김 감독은 "아프냐?"고 웃으며 물었고, 김민우는 "쌩쌩합니다"라고 자신 만만하게 답했다. 그는 "감독님이 올라와 깜짝 놀랐다. 덕분에 긴장이 풀렸다"며 웃었다.
이어 김민우는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타자로 구자욱을 꼽으며 "나보다 형이지만 같은 신인이고, 최근에 잘 쳐서 그런지 더욱 신경쓰게 됐다"며 "아직 체력이 부족하다. 체력을 보충해서 다음 경기에는 첫 승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