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스와잭, 두산 믿음에 보답한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7.26 06: 01

유네스키 마야(34)가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이 되어주지 못했던 두산 베어스는 지난달 야심차게 앤서니 스와잭(30)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발 5경기 포함 총 6경기에 등판한 스와잭은 2승 3패, 평균자책점 7.33으로 부진하다. 빠른 볼카운트에 승부하러 들어가다 상대 타자들에게 공략당했고, 공이 가운데에 몰려 장타 허용도 잦은 편이었다. 적극적인 것은 좋지만 타자와의 수 싸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태형 감독에게 스와잭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묻자 "본인은 문제 없다고 하는데 구속이 조금 안 나온다. 그리고 공의 움직임(무브먼트)이 부족하다"는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도 아직 더스틴 니퍼트가 돌아오지 않은 만큼 계속 선발로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승부 요령 또한 김 감독이 보기에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 "어떻게 던져야겠다는 느낌이 아직 없을 수는 있다. (본인의 최고 구속이 나오지는 않고 있지만) 구위는 지금 공으로도 충분하다. 카운트를 잡고 버리는 공도 필요하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의견이다. 지난 5차례 선발 등판 경기에서 스와잭은 지나치게 정직하게 맞서다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이를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수차례 있었는데, 그래서 카운트가 유리할 떄 공을 빼주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KBO리그에서 시즌 중에 합류한 외국인 선수는 적응 기간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스스로 떠안기 쉽다. 기존 외국인 선수를 퇴출하고 데려온 만큼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욕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수년간 여러 선수들에게서 많이 나타났던 현상이다.
스와잭의 공을 받는 양의지 역시 이러한 마음의 짐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짚고 넘어갔다. 양의지는 "SK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쳤다"며 상대 타자들의 접근법이 성공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경기 끝나고 스와잭이 미안하다고 하더라.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 같았다. 한 점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3점 정도 준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던지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의도적인 변화로 부담을 가중시킬 생각은 없다. 스와잭의 로테이션을 일정하게 유지키시기 위해 허준혁과 진야곱은 등판일이 밀리는 손해도 없지 않았지만, 김 감독은 앞으로 우천 순연되는 경기가 발생하더라도 스와잭은 등판일 변경이라는 혼란을 최대한 겪지 않을 수 있게 큰 부담은 주지 않을 방침이다.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선수인 만큼 최상의 기량을 보여줄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배려는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26일 마산 NC전에서는 볼 배합의 변화도 예상해볼 수 있다. 양의지에 따르면 이전까지는 스와잭과 호흡을 맞출 때 양의지가 메이저리그에서 온 스와잭의 의견을 존중해 던지고 싶은 공을 마음껏 던지게 했다. 하지만 "(21일 인천 SK전을 마치고 스와잭이)'미안하다면서 다음에는 사인대로 던지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상대 타자의 습성을 더 잘 아는 양의지가 리드하면 스와잭도 자신의 판단을 바탕으로 던질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여지가 더 커진다.
이 경기에서의 승패와 관계없이 스와잭은 당분간 선발진에 고정된다. 하지만 개선되지 않을 경우 두산도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만은 없다. 김 감독은 "가장 좋은 것은 스와잭이 선발로 잘 던져 주는 것이다"라며 아직까지 불펜 전환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강타선을 보유한 NC를 상대로, 그것도 잠실보다 좁은 적지 마산에서 선전한다면 다른 팀을 상대로도 희망을 가질 수 있어 이날 NC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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