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투수' 박정수의 성장의 조건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7.26 06: 00

대박을 터트리는 아이돌 투수로 성장할까?
 
KIA는 지난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0차전에서 타선의 집중력 부재와 계투책이 상대 타선을 막지 못하면서 1-7로 완패, 3연승을 이루지 못했다. 13개의 잔루가 나오는 등 공격에서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수확이 없지는 않았다. 19살의 고졸루키 박정수가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박정수는 이날 5회1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4피안타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1회 초 대량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희생플라이로 한 점만 내주는 등 효과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후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지만 5회를 버티지 못햇다. 정훈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김대륙의 번트를 잡아 2루에 송구해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손아섭에게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맞고 1사 1, 3루. 투구수 72개.  더 이상 실점을 하면 승부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김기태 감독은 강판을 지시했다.
심동섭이 내야땅볼로 3루 주자 홈을 허락하면서 박정수는 2실점째를 안았다. 박정수에게는 믿었던 선배타자들의 지원이 아쉬웠다. 3회와 4회 홈에서 주루사를 당하면서 박정수의 어깨에 힘을 불어넣지 못했다. 착실히 점수를 뽑았다면 이날의 승리투수는 박정수의 몫이 될 수도 있었다.
야탑고 출신의 박정수는 KIA 선수들 가운데 가장 핫(hot)하다. 2차 7순위 투수였지만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난 7월 3일 kt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와 6이닝 6피안타 4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 덕택에 8일 목동 넥센전 선발등판의 기회를 얻었고 5이닝동안 7개의 탈삼진을 곁들어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야탑고 선배이자 소방수 윤석민이 리드를 지키지 못해 첫 승을 이루지 못했지만 여성팬을 중심으로 곱상한 외모의 어린 투수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광주 챔스필드에서 박정수가 등판하면 관중석에서 이례적인 괴성(?)이 나오는 등 아이돌 스타들에게서 나타나는 징후가 있다. KIA에게는 괜찮은 신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구단의 간판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실력까지 겸비를 해야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도 있다. 직구 구속은 133km에서 142km까지 찍었다. 평균 130km대 후반이었다. 결국 직구의 평균구속을 끌어올려야 한다. 직구의 구위가 좋아지면 변화구는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 주무기인 체인지업(20개)이 효과적으로 파고 들었고 슬라이더와 커브는 예리했다.
또 하나는 투수들에게 중요한 스태미너이다. 1군의 선발요원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6이닝 100개 정도는 넉끈히 소화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5회가 되면서 스피드와 구위가 떨어졌다. 부단히 몸을 단련하면서 힘을 길러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주변의 관심과 인기에 휘둘릴 수 있다는 점이다. 김기태 감독도 "야구선수는 실력을 먼저 길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19살의 고졸루키로 지금까지 잘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박정수가 상대한 kt, 넥센, 롯데는 타선이 강한 팀이다. 이번에 만난 롯데도 베스트 타선을 가동하면서 상대하기 어려웠다. 박정수는 이들 팀을 상대로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드러냈다. 앞으로 박정수의 앞길에는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이것을 견디고 이겨내야 진정한 '아이돌 투수'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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