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vs 김하성, 신인왕 경쟁은 지금부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6 07: 37

김하성(20, 넥센)의 독주로 흘러가는 듯 했던 2015 KBO 리그 신인왕 판도가 안개 국면에 접어들었다. 구자욱(22, 삼성)의 맹추격으로 어느새 판도가 원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두 선수를 추격할 만한 대항마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 진정한 양자 레이스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올 시즌 신인왕 판도는 김하성과 구자욱의 치열한 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실 먼저 기세를 올린 쪽은 김하성이었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강정호의 자리를 이어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았다. 2년차 선수임을 고려하면 주목받을 만한 일이었다. 여기에 성적도 뒷받침됐다. 시작부터 홈런포를 펑펑 쏘아 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규정타석을 채운 신인이 별로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신인왕 고지를 향한 무난한 발걸음이 예상됐다.
그러나 삼성 최고의 기대주로 손꼽혔던 구자욱이 맹추격했다. 구자욱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걸출한 선배들에 가려 확실한 자기 포지션을 잡지 못했다. 활약상은 분명 좋았지만 매일 경기에 나서는 주전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았다. 채태인의 부상 복귀도 구자욱의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그러나 6월 중순 이후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며 맹활약을 이어갔다. 이제 삼성 라인업에서 구자욱을 빼기는 어려워졌다.

두 선수 모두 성적에서 내세울 만한 점이 있다. 김하성은 25일까지 시즌 86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 13홈런, 52타점, 11도루를 기록했다. 공격지표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는 성적이다. 예상 외의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발도 빠르다. 수비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리그 전체를 따져도 김하성만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유격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7월 들어 폭발한 구자욱이 김하성의 성적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구자욱은 김하성(370타석)보다 적은 316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84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3할4푼5리에 이른다. 규정타석을 채운 구자욱은 타율 부문에서 당당히 리그 전체 4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9개의 홈런과 44타점을 수확했고 12개의 도루까지 성공시키는 등 공격과 주루에서 맹활약이다.
현재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구자욱이 전세를 뒤집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하성은 유격수라는 특이 사항이 있다. 여기에 아직 시즌이 60경기 가까이 남아 있다. 아직은 누가 승세를 굳혔다고 말하기 어렵다.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도 모른다. 다만 올해 신인왕 구도가 양자대결로 좁혀졌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두 선수는 최근 흐름에서 모두 신인왕에 도전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야속할 법도 하지만, 기회는 딱 한 번 뿐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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