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삼성에 강한 숨은 이유, 그 중심에 바로 '불혹의 유격수' 권용관(39)이 있다.
한화는 25일 대전 삼성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최근 2연패를 끊었다. 올 시즌 삼성과 상대전적 7승3패로 절대 우세를 이어갔다. 삼성 강타선을 1점으로 틀어막은 마운드의 힘이 주목받았지만 호수비 퍼레이드로 든든히 뒷받침한 내야진을 빼고 설명이 되지 않는 승리였다.
내야의 사령관, 권용관의 수비도 화려하게 빛을 발했다. 3회 2사 1·2루에서 박해민의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타구에 몸을 날려 건져낸 뒤 엎드린 채로 2루수 정근우에게 토스하며 1루 주자 구자욱을 잡고 이닝을 끝냈다 .신인 김민우를 구한 호수비였다.

권용관은 "1루 주자와 타자 주자 모두 빨랐기 때문에 베이스에 가까운 1루 주자를 잡기 위해 2루수 근우에게 토스를 해줬다"며 "원래부터 해온 것이다. 거리가 가깝고, 주자들이 모두 빨라 거기서 일어나는 게 더 힘들다. 낮은 포복 자세였다"고 웃어보였다.
2-1, 한 점차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8회 1사 1루에서도 채태인의 잘 맞은 라이너 타구에도 권용관은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며 삼성의 추격 흐름을 꺾었다.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도 위력을 떨쳤다. 2타수 2안타에 볼넷 2개까지, 100% 출루를 자랑하며 공수에서 날았다.
권용관은 올해 삼성전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 9경기에서 26타수 10안타 타율 3할8푼5리 1홈런 3타점 1도루로 초강세였다. 시즌 성적 타율 2할2푼3리 3홈런 19타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 놀랍다. 한화가 삼성에 강한 이유에는 '사자 킬러' 권용관이 있다.
권용관은 삼성전에 강한 것에 대해 "삼성이라는 팀은 강팀이다. 이 팀을 이기면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갖지 않을까 생각했다. 1위이기 때문이다"며 "다른 팀한테 열심히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실수를 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높은 곳을 바라볼수록 강해지는 법이다.
이어 권용관은 "우리 선수들이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해주고 있다. 나 같은 경우 홈런 타자가 아니다. 수비 선수이기 때문에 수비에서 잘하는 게 우선이다. '타격은 덤'이라는 생각인데 삼성전에 잘 맞는다"며 웃어보였다. 나이를 잊은 듯한 순발력과 몸놀림의 권용관이 있기에 한화는 이제 더 이상 삼성이 두렵지 않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