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들이 모두 프로축구 역사의 증인이 됐다.
전남 드래곤즈는 26일 광양 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3라운드에서 오르샤의 멀티골과 김병지의 선방에 힘입어 제주 유나이티드를 3-1로 제압했다. 승점 37점이 된 전남은 6위서 3위로 점프했다.
김병지의 프로축구 사상 최초 700번째 출전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1992년에 데뷔한 김병지는 그해 9월 2일 아디다스컵에서 제주의 전신인 유공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김병지의 소속팀 울산은 0-1로 졌다. 이후 포항(2001~2005), 서울(2006~2008), 경남(2009~2012)을 거친 김병지는 현재 전남(2013~현재)에서 24번째 K리그 시즌을 치르고 있다.

김병지는 22년 10개월 여 동안 700경기에 출전해 745실점을 기록했다. 김병지는 무려 228경기서 무실점을 기록해 부동의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프로축구의 각종 출전관련 통산기록은 전부 김병지가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전부터 김병지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시축은 특별히 김병지의 세 아들들이 맡았다. 전남 서포터들은 등번호 700번이 새겨진 특별한 유니폼을 입고 레전드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내 뒤에 공은 없다’, ‘병지삼촌 700경기 출전을 축하합니다’ 등의 축하현수막도 등장했다. 팬들은 김병지를 위한 카드섹션을 펼쳐 감동을 자아냈다.
데뷔전에서 실점을 했지만 김병지는 이후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골키퍼로 성장했다. 철저한 몸관리를 보여준 김병지는 동료들이 하나 둘 그라운드를 떠난 가운데 여전히 최고로 남았다. 선후배들이 지도자의 길을 걸어도 김병지는 현역선수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하프타임에는 김병지의 700경기 출전 기념식이 열렸다. 박세연 전남 드래곤즈 사장이 직접 김병지에게 기념패와 꽃다발을 수여했다. 2002년 월드컵 4강 멤버를 기념해 김태형 코치가 꽃다발을 증정했다.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상금 700만 원을 수여했다. 김병지의 대기록 특별영상도 상영됐다. 광양시민들은 영웅의 대기록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700번째 경기에서도 김병지는 변함없는 기량을 선보였다. 김병지는 전반 15분 까랑가의 강력한 헤딩슛을 선방해냈다. 김병지가 한 골을 막아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전반 22분 윤빛가람은 김병지를 상대로 프리킥 골을 뽑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병지는 오히려 동요하는 후배들을 위로했다.
결국 전남은 이종호와 오르샤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한여름 밤 김병지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5409명의 광양 시민들은 모두 프로축구 역사에 산증인이 됐다. / jasonseo34@osen.co.kr